위대한 만남(나선비구경)

나선비구경

메난드로스는 기원전 155년에서 130년 무렵, 박트리아를 지배한 권력자입니다.

강력한 분석적 지혜와 높은 교양을 자랑하는 그는 당시의 지도적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토론하기를 즐겼습니다.

뛰어난 현자들, 학식이 많고, 경건한 존경받는 사람도 메난드로스의 소크라테스적 공세를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왕의 날카롭고 근본적인 질문 앞에 다들 침묵할 수밖에 없었으니, 그로서 그들이 딛고 선 토대가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났습니다.

“박트리아에는 천상의 도시 사아갈라가 있었습니다.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아름다운 강과 호수들, 연꽃이 피어있는 연못, 공원과 잘 가꾼 정원들을 웅장한 성채가 둘러싸고 있고, 그 위에는 감시탑이 있는 번성하는 도시였습니다.”

경전은 이어, 그 도시 안에 집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꽃과 향수, 공예 등 사치와 문화를 즐기는 시민들이 있으며, 귀족과 전사들, 그리고 종교적 정신적 수련자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질서와 번영의 도시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서 연극의 한 장면처럼 왕이 등장합니다.

“어느 날 왕은 시종 데메트리오스로부터 나가세나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탁발 수도사가 이 도시로 오고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것도 80,000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지금 가까운 근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정신적 종교적 문제를 놓고, 그의 뛰어난 대화와 변증을 시험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500명의 호위병을 이끌고 호화찬란한 수레에 올랐습니다.

곧 수많은 수행자들이 자욱하게 모여 있는 천막이 시야에 들어왔고, 왕은 잠시 아찔하여, 시종에게 저들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시종이 나가세나와 그 추종자들이라고 말하자,

왕은 충격에 휩싸여, 머리털이 곤두섰고, 생각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는 시종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누가 나가세나인지 말하지 말라,

가리키지 않아도 알겠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왕은 곧 나가세나를 알아보았습니다.

‘갈기 달린 사자처럼, 공포와 두려움이 없는, 당황하거나 흔들림 없는’ 그를 보고, 왕은 자신이 수많은 영적 지도자들을 만나보았지만, 그리고 격렬한 논쟁을 겪었지만, 지금과 같은 공포를 느낀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오늘 패배할 것 같다.’ 그는 나직하게 신음했습니다.

둘은 인사를 나누고, 조금 거리를 두고 조용히 앉아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메난드로스가 예의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고, 나가세나는 메난드로스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조용하고 거침없는 어조로, 심오하게 핵심을 짚어주었습니다.

메난드로스는 나가세나에게 다음날 자신의 왕궁에서 더 많은 얘기를 차분히 나누고 싶다고 했고, 나가세나는 그 초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다음날, 나가세나와 몇 십 명의 그의 동료들은 왕의 처소로 안내되었습니다.

나가세나는 영예롭게 지정된 상석에 가서 앉았습니다.

왕은 맛난 음식을 대접했고, 모두에게 새 옷을 선물했습니다.

왕은 나가세나 앞에 공손히 앉아 존자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섬세한 지성의 대화는 몇 날을 계속했고, 수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습니다.

지금 <밀린다와의 질문들>에 남아있는 것은 그 일부입니다.

그들의 긴 대화가 끝났을 때, 천지는 여섯 번을 진동했고, 번개가 번쩍였으며, 바다는 으르렁거렸고, 신들은 대지에 꽃비를 내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논리가 불교의 지혜를 만났다!”

먼지 없고 흠 없는 다르마 진리, 한때 나가세나를 뚫고 지나갔던 그 진리가, 지금 메난드로스에게로 흘러넘쳐 갔습니다.

“무엇이든 일어난 성질의 것은, 모두, 멈추게 되어 있다.”

왕은 기쁘게 붓다와 지혜, 그리고 유전연기(流轉緣起)의 멈춤을 끌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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