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적과 대적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한 처녀의 유혹 때문에 고민하는 비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을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어느 마을 장자의 집에서 소로 태어나 이름을 대(大赤)이라 하였고 그 동생을 소적(小赤)이라 하였다.
그 집은 이 두 마리 형제의 소에 의해 운반업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그 집에는 한 사람의 처녀가 있었다.
그 마을에 사는 어떤 양반은 그 처녀를 자기 며느리로 맞이하게 되었다.
그 처녀의 양친은 결혼 때 손님들을 대접하려고 돼지 무니카에게 젖죽을 먹여 길렀다.
이것을 본 소적은 그 형 대적에게 말하였다.
「이 집의 운반업이 잘 되어가는 것은 우리 형제의 덕분이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에게는 풀과 짚을 주고 저 돼지에게는 젖죽을 먹여 기릅니다. 무엇 때문에 저 돼지는 저런 대접을 받습니까.」
「소적아, 부러워하지 말라. 저 돼지는 죽음의 음식을 먹고 있다. 저 사람들은 그 딸의 결혼 날에 손님을 대접하려고 저 돼지를 잘 먹여 기르는 것이다.」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저 무니카의 신세를 부러워하지 말라
그는 죽음의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나쁜 음식 먹어라.
그것이 오래 사는 근본이니라.」
그 뒤 얼마 있다가 사람들이 와서 무니카를 죽여 여러 가지로 요리하였다.
보살은 소적에게 말하였다.
「너는 저 무니카를 보는가.」
「형님, 나는 그 무니카가 받는 음식의 과보를 보았습니다.
그 음식보다는 우리가 먹는 풀이나 짚·벼 등이 백배 천배로 좋은 것으로서 오래 사는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무니카는 지금 번민하고 있는 비구요, 지금의 저 처녀는 그 때의 그 처녀이며 소적은 아아난다요, 대적은 바로 나였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