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게의 전생이야기

금빛게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계실 때, 장로 아딘다가 부처님을 위해 그 몸을 버린 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왕사성 동쪽에 사린디야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 때 보살은 그 마을 어떤 농부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그는 성장하자 그 재산을 물려받아 경작하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그 머슴과 함께 논에 나가 그들에게 일을 시키고 자기는 세수하러 그 논 끝에 있는 큰 못으로 갔다. 그 때 그 못에는 금빛 게 한 마리가 있었다.

참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게였다. 보살은 칫솔을 물고 그 못으로 내려갔다.

그가 세수하려할 때, 그 게가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그것을 잡아 겉옷 속에 싸 가지고 논으로 돌아와 일을 마치고, 항상 그것을 못에 돌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그는 논에 나가서는 무엇보다 먼저 그 못에 가서 그 게를 겉옷에 싸 가지고 돌아와 그 다음에 일을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그들 사이에는 우정이 두터워졌다.

보살은 언제나 그 논에 갔다. 그런데 그 바라문(보살)의 눈에는 다섯 가지 우아한 아름다움과 세 가지 아름다운 광채가 있었다. 그것은 아주 묘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그 평탄이 대단하였다.

그런데 그 논 한 모퉁이에 다라나무 하나가 있었다. 그 나무 위에는 까마귀가 집을 짓고 살았다.

그 암까마귀가 바라문의 눈을 보고 그것을 먹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숫까마귀에게

「여보시오, 당신은 내 소원을 이루어 주시겠습니까.」

고 물었다.

「대체 무슨 소원이냐.」

「다른 것이 아닙니다. 저 바라문의 눈이 먹고 싶습니다.」

「너는 대단한 소원을 가지고 있구나. 어떻게 그것을 먹을 수 있겠는가.」

하고 그녀를 달래었다. 그녀는

「당신은 그것이 될 수 없다지만 내게는 벌써 생각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이 다라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미들이 있고 거기 검은 뱀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것을 길들이십시오. 그러면 그것은 바라문을 물어죽일 것입니다.

그 때 당신은 그 눈을 도려내어 내게 먹여 주십시오.」

하고 가르쳐 주었다.

그는 승낙하고 그 뒤에 곧 그것을 길들였다.

보살이 뿌린 곡물이 싹 틀 때쯤 그 게는 아주 커졌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뱀은 까마귀에게

「여보게, 자네는 항상 나를 잘 돌보아 준다. 나는 자네를 위해 무언가 해 주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하고 말하였다. 까마귀는

「그러면 여보게, 내 아내가 저 지주(地主)의 눈동자를 먹고 싶어 하는데 자네는 자네 힘으로 그것을 가져다 줄 수 없겠는가 실은 그 때문에 이렇게 갖가지로 돌 봐 주는 것 일세.」

하였다. 뱀은

「좋지, 그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가져다주지.」

하고 그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 이튿날 뱀은 바라문이 다니는 논길 곁에 있는 덤불 속에 숨어 그가 오기를 엿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보살은 오자 먼저 못에 내려가 세수하고 진실한 애정을 보이면서 그 금빛 게를 잡아 겉옷에 싸 가지고 논으로 돌아왔다. 뱀은 잽싸게 뛰어나가 그 다리를 물어 그를 거기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곧 개미 둑으로 도망쳐 달아났다.

보살이 쓰러지자 그 금빛 게는 옷 속에서 기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까마귀들은 날아와 보살의 가슴 위에 앉아 보살의 눈에 그 부리를 꽂으려 하였다.

그 순간 그 게는

「이 까마귀 때문에 내 친구는 매우 위험하게 되었다. 만일 내가 저를 붙잡으면 뱀이 나올 것이다.」

고 갑자기 생각하고, 대장장이가 부젓갈로 쇠를 찝는 것처럼 그 엄지발로 까마귀 목을 꽉 집었다.

그리하여 잠깐 동안 까마귀를 괴롭혀 지치게 한 뒤에 조금 늦추어 주었다. 까마귀는 뱀에게

「벗이여, 너는 왜 나를 버리고 달아났느냐. 이 게는 나를 몹시 괴롭힌다. 내가 죽기 전에 빨리 와서 도와다오.」

뱀은 이 말을 듣고 그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까마귀를 구원하기 위해 나왔다.

부처님은 이 뜻을 부연하기 위해 부처로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머리를 치켜들고 독기 뿜으며

벗이므로 그 벗을 구원하려 왔나니

그 검은 뱀은 그 게를 덮치었다

그러나 그 게는 뱀마저 붙잡았다.」

그리하여 그 뱀을 지치게 한 뒤에 조금 놓아 주었다.

「이 게는 까마귀 고기도 뱀 고기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왜 우리를 붙잡았을까.」

고 생각하고 다음 게송으로 그 게에게 물었다.

「까마귀도 또 뱀의 왕도

너는 잡았으면서 먹지 않는구나

튀어난 눈 가진 이께 나는 묻노니

왜 너는 우리들을 붙잡았던가.」

「그이야말로 내 친한 친구로

연못에서 나를 잡아 데리고 다닌 사람이네

만일 그가 죽으면 그 고뇌는 내게도 생기리

그와 나는 하나요, 둘이 아니네.

잘 자란 나를 누구나 보면

그 사람들 모두 나를 해치리

살찌고 향기롭고 미묘하기에

까마귀도 나를 보고 죽이려 했네.」

이 게송을 듣고 뱀은 가만히

「무슨 수단으로도 저를 속여 까마귀도 나도 여기서 벗어나자.」

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다음 게송으로 그를 속이려 했다.

「만일 그런 이유로 우리를 잡았다면

일으키라 저 사람을, 나는 그 독 없애 주리

그리하여 까마귀도 나도 빨리 놓아주려므나.

독이 깊이 들어가면 그는 죽으리.」

게는 이 말을 듣고

「저는 어떤 책략으로 나를 속여 모두 달아나려 한다. 그러나 저는 아직 내 교묘한 책략을 모르고 있다. 나는 지금 뱀만은 조금 움직이도록 가위 발을 조금 늦추어 주자. 그러나 까마귀는 그대로 두자.」

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뱀은 용서해도 까마귀는 용서하지 않으리

그는 때가 올 때까지 포로로 잡으리라.

이 사람이 아름답고 건강하게 될 때는

뱀 너와 같이 까마귀도 용서하리.」

게는 이렇게 말하고 적당히 활동할 만큼 그 가위 발을 늦추어 주었다.

뱀이 그 독을 다 제거하였으므로 보살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그는 조그만 고통도 없이 일어나 평상시와 같이 서 있었다. 게는 생각하였다.

「만일 이들을 다 놓아 주면 내 벗은 언제나 위험할 것이니 그만 죽여 버리자.」

그리하여 포개어 있는 마른 연꽃 받침처럼 가위 발로 그들의 목을 물어 끊어 죽여 버렸다.

그것을 본 암까마귀는 거기서 어디로 날아가 버렸다.

보살은 막대기로 뱀 시체를 한 번 때리고는 덤불 속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그 금빛 게는 못에 놓아주고 목욕한 뒤 사린디야 마을로 돌아갔다.

그 뒤로 그는 그 게와 더욱 친하게 지냈다.』

부처님은 이야기를 마치고『그 까마귀는 저 제바달다요, 또 검은 뱀은 저 악마며 현명한 그 게는 아난다요, 그때에 나는 그 바라문이었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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