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목왕(快目王)본생

쾌목왕( 快目王)본생

후가라부두미국은 8만 4천의 작은 나라와 6만의 산, 80억의 촌락을 가진 대제국으로 국주 쾌목왕(快目王)은 2만 시녀와 1만 대신, 그리고 5백 왕자를 거느린 자비 지혜의 성왕이었다.

쾌목왕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아름답고 맑고 깨끗한 눈을 가지고 40리 밖의 물건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어진 것이다.

국정을 항상 선으로 다스리고 백성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아까운 것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재물고(財物庫)를 개방하여 만민이 응용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것은 현재의 복업이다.

과거의 행업에 의한 결과인 것을 깨달아 안 임금님이 미래세를 위한 복업을 작만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웃나라에 사는 하라다바두미라국왕은 그 나라의 속국이 되어 있으면서도 거리가 먼 관계를 핑계로 예물도 바치지 않고 오만불손한 행동으로 국민들을 괴롭게 하면서도 늘 쾌목왕의 국경을 소란케 하고 있었다. 대신 로닷다가 아뢰었다.

「대왕님, 당신에게는 다섯 가지 결점이 있어 훌륭한 신하는 다 물러가고 나라가 어지러워 백성이 도탄에 빠집니다.」

「무엇이 다섯 가지냐?」

「첫째 깊은 사라와 신중성이 적어 매사를 경솔히 다루므로 후회가 많고,

둘째 색을 탐하므로 사리분간을 잘못하여 사람들의 신용을 잃게 됩니다.

셋째 국사를 충신과 의론하지 아니하므로 궂은일은 미연에 방지하지 못합니다 .

넷째 백성을 너무 혹사하므로 나라를 버리고 도망가는 이가 많습니다.

다섯째 세금을 너무 과하게 내기 때문에 물가가 올라 백성들이 삶에 고달픕니다.

이는 다 나라를 멸망시키는 전조이며 대왕 자신을 괴롭히는 나쁜 정치입니다.」

왕은 말을 듣고 불쾌한 듯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대신은 미리 그 눈치를 채고 말을 타고 후가라바두미국으로 도망쳐 갔습니다.

왕은 많은 병정으로 하여금 그의 뒤를 쫓게 하였으나 종내 잡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하라다바두미라국의 충신 로닷다는 쾌목왕에게 자기왕의 비위를 사실대로 고유하고 군대 10만만 주신다면 그 나라를 꼭 평정하고 그 임금의 마음을 고쳐 놓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쾌목왕은 전쟁이란 참으로 나쁜 것임을 잘 알면서도 여러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 소식을 들은 하라다바두미라국왕은 중신회의를 열고 대책을 토의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첫째 너무 큰 나라와의 힘의 균형이 맞지 않고

둘째 괘목왕의 백성에 비하면 백성들의 단합이 약하고

셋째 자기나라의 여러 가지 여건을 잘 아는 로닷다가 군대를 지휘하고 오기 때문에 승패는 자명한 일이었다.

그 때 한 대신이 꾀를 냈다.

「쾌목왕은 자비 회사의 왕으로 이름 나 무엇이든 국민이 요구하는 대로 보시 한다고 하니 가난한 장님으로 하여금 그 눈을 보시하도록 요구하면 어떻겠는가?」

중신들은 모두 희안한 안건이라고 박수를 쳤으며 대왕은 곧 거기에 갈만한 총명한 장님을 골랐다.

장님도 인간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길잡이 한 사람을 따라 먼 길을 걸었다.

쾌목왕의 나라에 들어서자 무엇인가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곳곳에 보시고(布施庫)가 있고 백성들은 필요한 대로 갔다 먹어 구태어 집에 쌓아 놓고 도둑을 지키는 고통을 가지지 아니했다.

여러 날 만에 도착한 장님은 어전에 나아가 아뢰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보시다시피 저는 장님입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재물도 여자도 아니고 오직 밝고 깨끗한 대왕의 눈입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중신들이

「저런 불손한 놈이 어디 있느냐?」

하고 곧 잡아 죽일듯하였으나 왕은 태연히

「고맙다 장님이여, 내 너를 위하여 이 자비의 눈을 주리라.」

이 말을 듣고 모든 신하와 왕비 왕자들은 대성통곡을 하며 끝까지 말렸으나 대왕은 이 말을 듣지 않고 어의를 시켜 곧 눈을 파 그에게 옮겨 주도록 하였다.

그러나 어의도 듣지 않았다.

한눈이 없어지면 천하 백성의 눈이 한꺼번에 없어진 것과 같다고 극구 반대하였다. 그러나 대왕은

「보라 구원겁래에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처자를 버리고 귀한 눈과 코 오관을 버린 것이 얼마나 많은가, 어머니의 젖을 먹고 피를 빤 것은 4해의 바다와 같고 눈을 썩혀 버린 것은 산과 같이 많다.

그러니 이것은 천하만인으로 하여 썩지 않는 눈을 얻게 하는 것이 소망이라.」

하고 왕은 손으로 눈을 파서 손에 들고 외쳤다.

「제천신명이시어, 이 일이 참으로 거룩한 일이라 생각되지만 저의 눈에 들여가 광명을 얻게 해 주소서, 이 인연으로 오는 세상에서 반드시 성불하기 비나이다.」

하늘에서는 우뢰가 치고 사방에 꽃비가 내리더니 그만 그 눈이 하라다바두미라국 백성의 눈에 들어가 광명을 얻게 하였다.

「대왕님, 참으로 거룩하시나이다. 그러나 대왕의 눈은 이렇게 피가 흐르고 어두어졌으니 어떻게 하지요.」

「걱정하지 말라. 꽃다운 세월이 돌아오리다. 한 백성의 눈 하나도 밝게 해주지 못하는 왕이 왕이냐?」

이렇게 말을 주고받는 순간 대지는 6종으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이상한 음악소리가 들리더니 천동천녀가 선약을 가지고 내려 왔다.

「대왕님, 친신이 감명하여 우리들을 내려 보냈습니다.」

「그렇다면 내 소망을 말하리라. 나의 이 인연으로 다 겁의 생을 청산하고 다시 죽음 없는 열반을 증득하여 3계의 도사가 되게 한다면 곧 내 눈이 전과 같이 회복되어 천지 세계를 밝히리라.」

말이 끝나자마자 피는 멎고 눈은 밝아져 후가라바두미국의 영광은 다시 돌아왔다.

천동천녀는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쾌목왕의 자비를 크게 찬탄하고 비둘기처럼 날아 올라갔다.

이 광경을 본 하라다바두미라국 백성은 환희에 차 본국으로 돌아가니 왕은 쾌재를 부르며

전쟁 없는 승리라 좋아하였다 그러나 그 백성의 자세한 말을 듣고는 갑자기 혈압이 터져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인심은 천심.

어리석은 자는 어리석은 지혜에 스스로 자기 자신을 불구덩이에 넣고 마는 것이다.

그때의 쾌목장은 오늘의 석가모니부처님이고 폭군 하라다바두미왕은 데바닷다였다.

<賢愚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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