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욕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바라문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다.
사위성에 사는 어떤 바라문은 아치라봐티강가에 밭을 이루기 위해, 숲을 베어내어 개척하고 있다.
부처님은 그의 소질을 알으시고 행걸(行乞)하러 가는 길에 그의 곁으로 가서 정다이 인사를 나누었다. 「바라문이여, 무얼하고 있는가.」
「밭을 이루려고 개척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부지런히 일하시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거기서 떠나셨다.
그 뒤에 밭이 이루어졌을 때도, 갈 때도, 물을 댈 때도 부처님은 거기서 그이와 정답게 인사를 나누었다. 씨 뿌리는 날에 그는
「부처님이시여, 오늘은 씨 뿌리는 날입니다.
이 곡식이 익으면 나는 부처님을 비롯해 여러 스님네들에게 큰 보시를 행하겠습니다.」
고 했다. 부처님은 머리를 끄덕이시고 거기서 떠났다.
어느 날 바라문이 농사된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 부처님은 거기 오셔서
「무얼하고 있는가, 바라문이여.」
「부처님, 농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겠구나, 바라문이여」
그때에 그는
「부처님은 언제나 찾아오시는데, 아마 먹을 것을 바라시는 것일 것이다. 나는 그에게 음식을 드리자」
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또 거기 오셨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을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그 뒤에 곡식은 익어, 내일이면 베어들이리라고 생각한 그는 아치라봐티강가에서 자고 있었다.
그날 밤에, 뜻밖에 우박이 오고 또 큰물이 나서, 한 줄기도 남기지 않고, 농사를 전부 휩쓸어가 버렸다, 그는 그 광경을 바라보고 일어설 힘조차 잃어 버렸다.
깊은 슬픔에 잠기어 손으로 가슴을 안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와 그대로 쓰러졌다.
부처님은 이른 아침에 그것을 멀리 보아 아시고, 다음 날 사위성으로 들어가 행걸을 마치신 뒤, 비구들은 절로 돌려보내고 오직 사자 한 사람을 데리고 그 집으로가 위안했다.
「그러나 바라문이여, 슬퍼한다고 해서 없어진 것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
「아니, 그럴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
「그렇다면 왜 슬퍼하는가. 모든 중생의 재물이란 것은, 생길 때에는 생기고 없어질 때에는 없어지는 것이다. 무엇이나 지어진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집착하지 말라.」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뒤 욕애경(欲愛經)을 말씀하셨다. 그 때에 바라문은 예류과(預流果)를 얻었다.
이 소문을 들은 비구들이 이 일을 희안하게 생각하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여, 내가 그를 친해 그 슬픔을 덜어 준 것은 지금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그러 했다.」
하시고, 그 전생 일을 말씀하셨다.
『그 옛날, 바라나시의 범여왕에게는 두 왕자가 있었다.
왕은 형에게 버금왕의 지위를 주고 동생에게는 장군의 지위를 주었다.
그 뒤에 왕이 죽자, 대신들은 형을 왕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형은
「왕위는 내게 있어서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동생에게 주라.」
하여, 몇 번이나 권했으나 끝내 거절했다.
동생이 왕이 되어 버금왕을 권했으나 그것도 거절하고, 또 편안히 여기서 살라고 권했으나,
「나는 이 도시에서는 할 일이 없다.」
하고, 그는 국경으로 나가 어떤 부자 상인의 집 가까이 가서 거기서 노동하면서 살았다.
뒤에 사람들은 그가 왕자인 줄 알고, 그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고 왕자와 같이 대우했다.
뒤에 왕은 관리를 보내어, 국경의 경지(耕地)를 조사하기 위해 그 마을에 왔다.
저 부자 상인은 왕에게 와서
「왕자님, 우리는 부양(扶養)하고 있습니다.
부디 아우인 왕에게 편지를 보내어, 우리들의 세를 면제하도록 해 주십시오.」하고 간청했다.
그는 승낙하고, 곧 그 뜻으로 왕에게 편지했다. 왕도 그 청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그 마을이나 그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와서
「우리는 당신에게 세를 낼 터이니. 나라의 세는 면제하도록 해 주시오.」
하고 간청했다. 그는 또 그렇게 해 주었다. 그 뒤로 그들은 그에게 세를 내었다.
그래서 그가 얻은 재물이나 명성(名聲)은 대단했다. 동시에 그의 욕망도 더해 갔다.
그 뒤로 그는 왕에 대해서 모든 지방을 요구하고, 또 버금왕의 지위도 요구했다.
왕은 그 요구를 다 들어 주었다.
그는 욕망이 더해 감을 따라 버금왕의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왕이 되고자 해, 지방 사람들을 이끌고 궁성 밖에 와서
「왕위를 내게 주겠는가, 그렇지 많으면 전쟁이다.」
하고, 동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동생은 생각했다.
「이 사내는, 먼저는 왕도 버금왕도 다 싫다 하더니, 이제는 전쟁까지 해서 뺏으려 한다.
그러나 내가 싸워 그를 죽이면 세상은 나를 비난할 것이다. 나는 왕을해 무엇하리.」
하고, 곧 사람을 보내어 왕위를 가지라고 일렀다.
그는 왕이 되어 동생에게는 버금왕의 자리를 주었다.
그 뒤로 그는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으나, 그 욕망이 커감에 따라 한 왕국에 만족하지 않고 둘, 셋의 왕국을 욕망하게 되었다.
그 때에 모든 신(神)의 왕 제석은
「이 세계에서 대체 누가 부모에게 효도하는가, 누가 보시 따위의 공덕을 쌓는가, 누가 욕심이 많은가」
하고, 세계를 관찰하다가 저 사내의 욕심 많은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를 깨우쳐 주려고 생각하여 한 젊은 바라문으로 변장해 왕궁의 어구에 섰다.
거기서 사람을 통해 왕을 만나기를 청했다. 왕은 그를 맞아들였다.
그는 들어가 왕자에게 은근히 인사했다.
「그대는 무슨 일로 왔는가.」
「대왕님, 당신에게 여쭐 말이 있어 왔습니다. 비밀한 일입니다.」
그 때에 제석의 힘으로 사람들은 물러나갔다.
「대왕님, 나는 세 개의 도시를 알고 있습니다. 거리는 번화하고 인구는 조밀하며 군대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나는 내 힘으로 그 도시들의 주권을 앗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지체 말고 곧 가도록 하십시오.」
왕은 좋다고 승낙했으나, 제석의 힘 때문에
「당신은 누구며,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는 묻지 않았다. 제석은 그렇게만 말하고 곧 천상으로 돌아갔다.
왕은 대신들을 불러 이 사정을 말하고
「그 자를 불러 오너라. 거리에는 북을 쳐 포고령을 내려 군대를 모아라.
나는 곧 그 주권을 차지하러 가리라.」
고 말했다.
「대왕님, 그 젊은 바라문에게 친절히 하셨습니까. 혹은 그 자의 주소라도 물어 두셨습니까.」
「아니다. 나는 그 자에게 친절히도 아니했고, 주소도 묻지 않았다.곧 가서 그를 데리고 오너라.」
곧 가서 그 자 사람들은 나가 찾았으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돌아와
「대왕님, 이 도시에 그 젊은 바라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고 보고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괴로워했다.
「아아, 세 도시의 주권은 없어졌고 내 명성은 땅에 떨어졌다.
아마 자기에게 아무 보수도 주지 않고 거처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화를 내어 간 것이다」
생각하고, 마음을 앓고 있었다.
그 몸에는 열이나 몸이 타는 듯 더워 오장, 위장이 터져 피를 쌌다.
그리고 무엇이나 먹으면 곧 설사를 했다, 의사도 손을 대지 못한 채 몹시 쇠약해졌다.
그래서 이 소문이 온 성 안에 퍼졌다.
그 때에 보살은 모든 학술을 공부해 마치고, 득차시라에서 바라나시로 돌아왔다.
그는 왕의 모든 사정을 듣고 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왕궁으로 들어가, 왕에게 그 사정을 말했다.
왕은
「위대한 사방에 뛰어난 의사도 내 병을 고치지 못하는데, 새파란 젊은 애가 무엇을 하셨다고. 보수나 몇 푼 주어 쫓아버려라.」
고 명령했다.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나는 보수를 얻기 위해 온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값의 원가만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왕은 승낙했다. 보살은 들어가 왕에게 인사한 뒤
「대왕님,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나는 꼭 치료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병 난 원인을 말씀해 주십시오.」 「원인을 들어 무엇할거냐, 빨리 약을 지어라, 약을.」
「대왕님, 의사라는 것은 먼저 병의 원인을 알아 거기에 적당한 약을 짓는 것입니다」
왕은 그러라 하고, 그 동안의 사정을 전부 이야기한 뒤 말했다.
「이와 같은 욕망 때문에 내 병은 생긴 것이다. 치료할 수 있으면 치료해 보라.」
「대왕님, 그렇다면 그렇게 슬퍼하신다고, 해서 그 주권이 내손에 들어오는 것입니까.」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왜 대왕님은 슬퍼하십니까.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모든 것은 자기 몸을 비롯해 무엇이나 다 버리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네 도시의 주권을 가진다고 해서 대왕님은 네 그릇의 밥을 한 몫에 먹을 수 없는 것이요.
네 개의 침대에 한목 누울 수 없는 것이요, 네 벌의 옷을 입을 수없는 것입니다.
욕심이 많아서는 안 됩니다. 욕망이 커지면 네 악취(四惡臭)를 면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보살은 이렇게 왕에게 충고한 뒤, 다시 다음 시를 노래했다.
「욕망을 욕망하는 그에게
그 욕망이 실현될 때는
사람은 그것을 얻어
참으로 그 마음 기쁠 것이다.
욕망을 욕망하는 그에게
그 욕망이 실현될 때는
한 여름에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전보다 더 욕망은 커지리라.」
이렇게 노래하고 있는 보살은 왕의 흰 일산을 연(緣)으로 해 백변정(白遍定)이 생겼다.
장도 병이 완전히 나아 매우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많은 의사들도 내 병을 고치지 못했다.
그러나 저 현명한 젊은 사람은 그 지혜의 약으로써 내 병을 고쳤다.」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보살을 찬탄해 다음 시를 읊었다.
「이 젊은이는 참으로 착하고 거룩한 이
모든 세계를 두루 아는구나.
애욕이 고통의 어머니인 것을
이 현명한 사람 밝게 알았네.」
보살은
「대왕이여, 게으름 없이 법을 실행하십시오.」
하고 왕을 충고한 뒤, 허공을 날아 히말라야 산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선인(仙人)이 되어 4 법주(法住)를 닦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세계에 태어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신 뒤『그 때의 왕은 이 바라문이요, 그 현명한 젊은 사람은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