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리(小菩提)동자의 전생이야기

소보리(小菩提)동자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성 잘내는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가시국의 어떤 거리에 큰 부호로 아들을 두지 못한 어떤 바라문이 있었다. 그 아내는 아들 낳기를 원하였다.

그 때 보살은 범천세계에서 내려와 그 아들로 태어나 이름 짓는 날에 그 이름을 보리 동자라 하였다.

그는 성장하여 득차시라에 가서 온갖 학예를 배우고 돌아왔다.

그 부모는 그가 바라지도 않는데 동족(同族)인 어떤 양가(良家)의 처녀와 결혼시켰다.

그녀도 범천세계에서 내려와 매우 아름다웠다.

그들의 희망은 아니었으나 그들은 결혼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부정한 짓을 하지 않았으니 정욕을 위해 서로 바라보지도 않고 꿈속에서 교접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처럼 제행이 청정하였다.

그 뒤에 부모가 죽었을 때 보살은 장례식 마치고 그 아내를 불러 말했다.

「그대는 이 8억의 재산으로 행복하게 사시오.」

「그러면 당신은?」

「내게는 재산이 필요 없다. 나는 집을 떠나 설산지방에 들어가 그곳을 내 안온처로 삼겠다.」

「그런데, 출가는 꼭 남자에게만 적당한 것입니까.」

「아니, 여자에게도 적당하지.」

「그렇다면 나는 당신이 뱉은 가래 단자(團子)는 받지 않겠습니다. 내게도 재산이 필요 없습니다.

나도 출가하겠습니다.」

「그러면 좋아.」

이리하여 그들은 큰 보시를 행하고 집을 떠나 즐거운 곳에 집을 짓고 과일을 먹으면서 10년 동안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선정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그들은 거기서 출가생활의 행복 가운데서 10년을 지낸 뒤에 소금과 식초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다니다가 차츰 바라나시로 와서 왕의 동산에 머물러 있었다.

그 뒤 어느 날 왕은 동산지기가 나뭇잎에 싼 시물(施物)을 가져온 것을 보고

「나는 동산에서 놀고 싶다. 동산을 청소하라.」

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깨끗이 쓸고 준비된 동산으로 많은 부하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 때 그들 두 사람도 동산 한쪽에서 출가생활의 행복한 가운데서 시간을 보내며 앉아 있었다.

때에 왕은 동산을 거닐다가 그들의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침으로 애교 있고 매우 아름다운 그 비구니를 바라보면서 애착심을 일으켰다.

그는 번뇌 때문에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먼저 저 비구니는 저 사내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고 물어보리라.」

생각하고 보살 가까이 가서 물었다.

「비구여, 이 비구니는 그대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대왕님,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다만 같이 출가하고 행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속가에 있을 때에는 내 아내였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물었다.

「이 동그란 눈이 사랑스럽고

상냥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여자

만일 누가 힘으로 데려간다면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쩔 것인가.」

「그것 내게 일어나면 풀리지 않네

한평생 동안 풀리지 않으리

맹렬한 빗발이 티끌을 날리듯

진실로 빨리 떨어버려야 하네.」

이렇게 보살은 사자처럼 외쳤다. 그러나 왕은 이 말을 듣고도 맹목적인 우치 때문에 그 집착심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어느 대신에게

「저 비구니를 왕궁으로 데리고 가라.」

고 명령하였다. 그는 명령을 받고

「비법과 부정(不正)은 이 세상의 떳떳한 일이다.」

하면서 비탄에 잠겨 있는 그 여자를 데리고 갔다.

보살은 그녀의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는 한 번 바라보았으나 두 번 볼 수는 없었다.

대신은 슬피 우는 그녀를 데리고 왕궁으로 갔다.

왕도 동산에서 떠나 빨리 궁중으로 가 그녀를 불러내어 비상한 존경으로 대우했으나 그녀는 세속적인 명예의 부질과 출가의 이익만을 되풀이해 말했다.

온갖 방편을 다 써 보았으나 그녀의 뜻을 꺾을 수 없었으므로 그녀를 한쪽 방에 어두운 곳에 가두고 동산으로 갔다. 그 때에 보살은 옷을 기우며 앉아 있었다.

왕은 몇 사람의 종자를 데리고 발소리를 죽이면서 가만히 갔다.

보살은 왕은 보지도 않고 옷만 깁고 있었다.

그래서 왕은 그가 화를 내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말했다.

「이 나쁜 도사는 처음에 나는 성낼 줄을 모른다.

혹 성이 나더라도 곧 그것을 억제하자 하며 큰소리치더니 지금은 성을 내어 굳어져 나와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것 내게 일어나면 풀리지 않네

한평생 동안 풀리지 않으리

맹렬한 빗발이 티끌을 날리듯

나는 빨리 그것을 떨어버렸네.」

왕은 이 말을 듣고 물었다.

「무엇이 일어나 풀리지 않았는가

무엇이 일생 동안 풀리지 않으리

맹렬한 빗발이 티끌을 날리듯

너는 무엇을 떨어버렸나.」

「그것이 일어나면 자타(自他) 이익 보지않고

일어나지 않으면 자타 이익 잘 보네

그러므로 일어나면 풀이하지 않나니

분노야말로 무지(無智)의 미끼 되네.」

왕은 보살의 이 설법을 듣고 만족하여 한 대신을 시켜 그녀를 불러 오게 하고는

「존자님, 분노가 없는 도사여, 그대들은 출간의 행복으로 세월을 보내면서 이 동산에 사시오.

나는 그대들을 법다이 보호하고 도와 드리리다.」하며 용서를 빌고는 떠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비구니는 지금의 저 라후라의 어머니요,

그 왕은 저 아난다요, 그 유행자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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