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리아 뱃사공의 본생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뱃사공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는 무지하고 우둔한 사내라고 세상 사람들은 전한다.
그는 3보의 공덕도 모를 뿐 아니라, 그 밖의 세속의 공덕도 알지 못하였다.
그리고 잔인하고 냉혹하며 또 난폭하였다.
그 때 어느 나라의 어떤 비구는 부처님을 뵈오려고 걸어가다가 어느 날 황혼 아치라바티 강가에 이르러 그 뱃사공에게 사정하였다.
「사공님 강을 건너고 싶은데 배를 좀 내어주십시오.」
그러나 그는
「현자여, 오늘은 벌써 시간이 늦었소. 어디 가서 하룻밤 자는 것이 좋겠소.」
「사공님, 나는 어디서 잘 곳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잔뜩 화를 내며
「그러자 이리 오라, 이 중아.」
하고 장로를 배에 태워서 마구 물결을 헤치며 돌진하였다.
배는 물결을 덮어 쓰면서 장로의 옷을 적셨다.
그리하여 늦은 황혼에야 저쪽 언덕에 도착하였으나 그 날은 늦어 부처님을 뵈옵지 못했다.
이튿날 부처님을 뵈옵자 부처님께서는 물었다.
「언제 왔는가?」
「그러면 왜 오늘 왔는가.」
그가 사실대로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비구여, 그가 잔인한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그가 괴롭힌 것은 오늘 너만이 아니요, 전생에서도 현인들을 그는 괴롭히었다.」
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바라문으로 태어났다.
그는 자라자 득차시라에 가서 온갖 기술을 익혔으나 끝내는 출가하여 오랫동안 설산에서 과일 따위를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때 그는 소금과 식초 등 일용품을 얻기 위해 바라나시로 나와 왕의 동산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이튿날 그는 성내를 다니면서 걸식하였다.
그 때 왕은 동산을 지나오는 그를 보고 그 위의에 감격하여, 그를 궁중에 청하여 음식을 공양하고 또 동산에 머물기를 약속시켰다.
그리하여 날마다 수레를 타고 나가 그에게 경의를 표하였다.
그 때 보살은 왕에게
「대왕님, 왕은 네 가지 악인(惡因)을 버리고 정진하며 잘 참고 자비를 성취하여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합니다.」
하고 두 가지 계율을 가르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성내지 말라. 지상의 주인이여,
성내지 말라 수레의 주인이여,
분노를 분노로 갚지 말라.
그러면 온 나라의 존경 받으리
마을에 있거나 숲으로 가거나
바다로 가거나 언덕에 섰거나
어느 곳에서나 나는 말하노니
성내지 말라 수레의 주인이여.」
왕은 매우 기뻐하여 보살에게 백 천금의 값이 있는 한 부락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거기서 12년 동안 머물다가 떠났다.
그는 거기서 떠나 항하 강가의 선창에 이르렀다.
거기는 아바리야피타라는 우치한 뱃사공이 있었다.
그는 덕행이 있는 사람의 덕도 모를 뿐 아니라 자기의 이익과 손해도 알지 못했다.
그는 항하를 건너려는 사람을 먼저 저쪽언덕까지 건너다 준 뒤에 배삯을 청구했다.
그래서 배삯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그와 싸워 많이 받기도 하고 또 욕설도 듣기도 하면서 조금도 이익을 얻지 못할 만큼 미련한 자였었다.
그에 대해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항하 나루터의 한 뱃사공
아바리야피타라 이름 하였다.
사람을 먼저 건네다 준 뒤에
항상 그 뱃삯을 청구하였다.
그러므로 싸움은 끊이지 않고
조금도 재물을 쌓지 못했다.」
그리고 뱃사공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를 저쪽 언덕까지 건너다다고.」
「사문, 그대는 뱃삯을 얼마나 주겠는가.」
「뱃사공, 나는 실로 어떻게 하면 재물을 늘리고 행복을 늘리며 법의 공덕을 늘릴 수 있는가를 말해 주리라.」
「언제고 건네다 주기 전에 뱃삯을 청구하고 건너다 준 뒤에 청구하지 말아라.
뱃사공이여, 이미 건너간 사람의 마음은 건너기 전 마음과 변하기 쉽다.」
하니, 사공은 이 말을 듣고
「이것은 내게 대한 훈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이는 이 밖에 내게 무엇을 주겠지.」
하고 생각하므로 보살은 그에게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마을에 있거나 숲으로 가거나
바다로 가거나 언덕에 섰거나
모든 곳에서 나는 말하노니
성내지 말라, 뱃사공이여」
보살은 이 게송을 읊고
「이것이 복보와 법보를 늘리는 법이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유치한 그는 그 설법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보살을 강가로 끌고 가서 그 가습을 발로 차고 그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와 같이 비구여, 그 수행자(보살)는 왕에게 설법하고는 한 마음의 선물을 받았고 그 무지하고 우치한 뱃사공에 대해서는 같은 설법을 하였으나 도리어 그 얼굴만 얻어맞았다.
그러므로 만일 남에게 무엇을 권하려 하거든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할 것이요, 무지한 사람에게는 할 것이 아니다.」
하고 부처님은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왕에게 설법하고는
한 마음을 얻었는데
아아, 슬퍼라. 같은 법으로
뱃사공에게는 도리어 얼굴을 다쳤네.」
『그 뱃사공이 때리고 있을 때, 그 아내는 그의 식사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그 수행자가 맞는 것을 보고 몹시 놀라면서
「여보시오, 이 수행자는 우리 대왕님이 귀의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결코 때려서는 안 됩니다.」
고 하였다. 그는 더욱 화를 내어
「너는 이 가짜 중의 편을 드니냐.」
하고 돌아서면서 그녀를 때려 눕혔다.
밥그릇은 깨어져 흩어지고 그 임부(姙婦)는 마침내 유산하고 말았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둘러싸고 서서
「사람을 죽였다. 도둑놈이다.」
하면서 그를 잡아 뮤어 왕에게 끌고 갔다.
왕은 취조하여 그에게 벌을 주었다.』
부처님은 이렇게 법화를 마치고 다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신 뒤
『그 때의 그 뱃사공은 지금의 저 뱃사공이요, 그 왕은 저 아난다이며, 그 수행자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