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있는 코끼리왕의 전생이야기

덕있는 코끼리왕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계실 때 제바달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베, 보살은 설산 기방의 코끼리로 태어났다.

그 몸은 하얀 은덩이 같고 눈은 진주와 같은데 5색의 광명이 빛나며 입은 새빨간 담요와 같고 코는 금빛반점(班點)으로 꾸며진 은고리 같으며 네발은 잘 다듬은 옻칠과 같아, 이렇게 10바라밀로 꾸며져 그 이상 없이 아름다운 풍모였었다.

그는 지각이 생겼을 때 설산의 원숭이들이 다 모여 와 그를 섬기면서 돌아다녔다.

그는 이렇게 8만 4천의 원숭이 무리에 둘러싸이어 설산 지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 뒤에 그는 군중 생활에는 죄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군중에서 떠나 혼자 숲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덕이 있었으므로 유덕상왕(有德象王) 이라 불리었다.

어느 때(바아라아나시이)에 사는 어떤 숲 사람은 설산에 들어가 살아갈 자료를 참다가, 방향을 잃고 길에서 헤매면서 죽음을 두려워해, 두 팔을 벌리고 슬피 울면서 돌아다녔다.

보살은 슬퍼하는 그 소리를 듣고,

「저 사내를 구해 주자」

는 자비심을 일으켜 그에게 가까이 갔다.

그는 코끼리가 오는 것을 보고 겁이나 달아났다. 보살은 그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 곧 멈춰 섰다.

그는 보살이 서는 것을 보고 자기도 섰다가 보살이 오면 또 달아났다.

코끼리가 섰을 때 자기도 서서 그는 생각했다.

「저 코끼리는 내가 달아나면 저는 서고 내가 이 고통에서 구원해 주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용기를 내어 서 있었다. 보살은 가까이 가서 물었다.

「당신은 왜 슬퍼하면서 헤매고 있습니까.」

「주(主)여, 나는 방향을 잃고 죽음을 두려워 헤매고 있습니다.」

보살은 그를 데리고 제 집으로 가서 여러 가지 과실을 충분히 먹인 뒤에 그에게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나는 당신을 저 사람들이 사는 길에 데려가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그를 제 등에 앉히고 사람이 사는 길로 향해 갔다.

그러자 남을 잘 속이는 이 사내는

「누가 물으면 다 알려 주리라」

하고, 보살의 등에 앉아 나무며 산을 익히 보면서 업혀 갔다.

보살은 숲에서 바아라아나시이로 가는 큰길에 그를 세워 놓고

「이 길로 가십시오. 그리고 내가 사는 곳은 누가 묻든 말든 아무에게도 일체 말하지 마십시오.」

하고는 그를 격려한 뒤에 제자 사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 사내는 바아라아나시이에 이르러 돌아다니다가, 어떤 상아세공(象牙細工)의 상가로 가서 물었다.

「산 코끼리 이빨도 있습니까.」

「있구 말구요.」

「그렇다면 제가 구해 오겠습니다.」

그래서 그는 양식과 예리한 통을 가지고 보살이 사는 곳을 향해 떠났다.

보살은 그를 보고 물었다.

「또 무슨 일로 왔습니까.」

「주여. 나는 가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 이빨을 원하는 것입니다. 만일 주신다면 그것으로 살아갈까 생각하고 온 것입니다.」

「좋습니다. 이빨을 드리지요. 이빨을 뺄 톱이 있습니까.」

「톱은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면 톱으로 베어 가져가십시오.」

보살은 무릎을 굻고 소가 눕듯이 누웠다.

그는 양쪽 이빨을 끊었다. 보살은 두개 이빨을 코로 들고

「그런데, 이 두 개 이빨이 내게 있어서 귀중한 것이 아니라서 당신에게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일체의 법을 이해할 수 있는 일체지를 가진 이 이빨들은 내게 있어서는 천의 공덕보다도 10만의 공덕보다도 귀중한 것입니다. 당신에게 이것을 드리는 것은 그 일체지를 얻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하고, 일체지를 얻는 인연으로써 그 한 쌍의 이빨을 주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가지고 가서 팔아 그 돈으로 살다가 그 돈이 떨어지자 잠시 보살에게 와서 말하였다. 「주여, 당신의 이빨을 판돈으로 빚 갚는데 다 썼습니다. 그 이빨의 남은 부분을 주십시오.」

보살은 승낙하고는, 전처럼 몸을 굽혀 이빨의 남은 부분을 주었다.

그는 팔아 쓰고 다시 와서 말하였다.

「주여, 나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 이 뿌리를 주십시오.」

보살은

「좋다」

하고 전처럼 앉았다.

이 악인은 은고리 같은 이 보살의 코를 밟고 케엘라아사 산봉우리 같은 보살의 정수리에 올라가, 양 쪽 이빨 뿌리를 발꿈치로 밟고 살을 떼내고는, 예리한 톱으로 이 뿌리를 도려 내어 가지고 떠났다.

그 악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두텁기 4나유타 20만 유순의 되는 대지는 수미산과 유간다라산 등 큰 중량과 더러운 똥·오줌을 떠받칠 수 있어도 그 악덕의 무더기인 숲 사람은 떠받칠 수 없는 것처럼 달라지면서 갑자기 큰 아비지옥에서 불꽃이 일어나, 담요로 싸는 것처럼 그 사내를 붙잡아 싸 버렸다.

그리하여 그 악인이 땅 속으로 가라앉았을 때 그 숲에 살던 수신(樹神)은

「친우를 속이는 이 배은자는 전륜성왕의 온 영토를 다 주더라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항상 땅이 갈라짐을 바라보는

은혜를 잊어버리는 사람에게는

비록 온 나라를 다 주더라도

그것을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수신(澍神)은 숲을 울리면서 설법하였다.

보살은 이 세상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살다가 그 업보에 알맞은 곳에 태어났다.

부처님은

「그 때에 친구를 속인 그 사내는 저 제바달다요 수신은 사리불이며 덕이 있는 코끼리왕은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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