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속에서 나타난 홍련화

묘속에서 나타난 홍련화

소흥(紹興. 서기 1131-1162) 말년에 명주(明州) 봉화현(奉化縣)에 사는 조씨(趙氏)는 부처님을 존중하여 늘 재계하고 법화경을 독송하였다.

시중드는 여인이 몰래 그 독송하는 것을 오래 들어 홀연 네 귀절 곧 청련화(靑蓮流)향내, 꽃나무(花樹) 향내, 과일나무(果樹)향내 등의 네 구절을 외웠다.

이로부터 여인은 무슨 일을 할 때나 가만히 앉아 있을 때나 항상 그 네 구절을 끊임없이 흥얼거렸다. 남들이 보고 웃음거리로 삼았으나, 그녀는 마음 쓰는 데가 따로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그런데 하루는 그 여인이 어떤 일을 잘못했다고 주인이 혹독한 형벌을 가하여 그만 죽어버려서, 그 시체를 몰래 후원에 묻었다.

그랬더니 얼마 후 그 위에 푸른 연꽃 한 떨기가 우뚝 나서, 향기와 빛이 퍽 좋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 까닭을 몰랐고, 홀로 조씨만이 짐작하고 있었다.

사구경(四句經) 독송에 대한 감응이 이처럼 뚜렷하여 조씨는 그녀의 덕을 더 숨기지 않고 허당법사(虛堂法師)에게 이야기했다.

본래 모든 사물은 다 인연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고 실체가 없다는 공(空)의 이치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불보살의 변신으로 보이는 것이 거룩한 째달음이 된다.

일찍이 들은 말을 여기 대강 기록해 둔다.

<現應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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