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스님이 밥짓다 깨닫다

한암스님이 밥짓다 깨닫다

한암(漢岩) 스님의 성은 방(方)씨이고 이름은 중원(重遠)이다.

7세에 서당에서 사략(史署)을 읽다가「태고에 천황씨가 있었다」한데 이르러 스승에게 물었다.

『천황씨 이전에는 누가 있었습니까?』

『반고씨 가 있었다.』

『반고씨 이 전에는?』

선생은 더 이상 대답을 못했다.

그 뒤 10년 동안 경(經), 사(史), 자(子), 집(集)등 모든 유서(懦書)를 다 들춰 보았으나 결국 그 해답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천진의 회의를 품고 19세에 금강산 장안사 금월(錦月) 스님에게 중이 되었다.

24세에 해인사에 갔는데 경허스님이 법좌에 올라 금강경 4구게(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를 외웠다.

스님은 그 게송을 듣고 깨달은 바 있었다.

『각하청산수상만(脚下靑山頭上巒)

다리 밑에 하늘 있고 머리 위에 땅이 있네

본무내외역중간(本無內外亦中間 )

본래 안팍이나 중간은 없는 것

파자능행맹자견(跛者能行盲者見)

절름발이 걷고 소경이 봄이여,

북산무어대남산(北山無語對南山)

북한은 말없이 남산을 대하고 있네.』

또 1910년 스님 나이 34세에 평산 맹산군 우두암(牛頭應)에서 10년간 고행정진 하였는데 하루는 아침밥을 지으려고 아궁이에 불을 붙이다가 홀연히 눈빛이 크게 밝아졌다.

『착화두중안홀명(着火頭中眼忽明)

부엌에서 불붙이다 별안간 눈 밝으니

종자고른수연청(從者古路譏緣淸)

이걸 쫓아 옛 길이 인연 따라 분명하네.

약인문아서래의(若人問我西來意)

날보고 서래의(西來意)를 묻는 이가 있다면

암하천명부자성(岩下泉鳴不滋聲)

바위 밑 우물소리 젖는 일 없다하리.』

<高僧法語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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