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산을 사둥분 한다는 것
세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나라에 대단한 재산가인 장자가 있었다, 그 장자의 집은 선조대대의 가풍으로 재산을 사등분하여 사분의 일은 가업의 자본으로 하고, 사분의 일은 가족의 생활비로 쓰고 사분의 일은 고독한 사람과 빈곤한 사람에게 베풀어 주고, 남은 사분의 일로는 친척을 도와주거나 빈객을 접대하는데 사용하고 있었다. 이 불문율(不文律)은 엄격히 지켜지고 있었으며 재산은 날로 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장자의 몇 대 손에 가서 지극히 우치하고 방종한 아들이 태어나서 자기가 상속을 하자 부모의 교훈과 조상의 가통은 전연 무시하고 사분법(四分法)같은 것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자기의 오욕만 채우고 가산을 탕진하여 패가망신하기에 이른 것이다.
처음에 호화스러운 저택을 짓고 창문마다 보석을 끼우고 용머리와 물고기 모양을 한 지붕의 장식은 눈이 부실 정도이고 유리(琉璃)로 포장한 마당과 뜰은 밤에도 번쩍 번쩍 빛났으며 아름다운 음악소리는 주야로 계속되어 도리천의 즐거움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주지육림, 가무음곡이 그치지 않았으니 이 집의 수호신도 화를 내고 떠나가 버린 결과 이웃집에서 불이 난 것이 옮겨 붙어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그렇게 호화찬란하였던 칠층 건물과 재물을 잔득 쌓아 두었던 보고도 삽시간에 시뻘건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본 장자의 아들은 확 치밀어 오른 나머지 정신착란을 일으키어 처자는 물론 하인들까지 한방에 몰아넣고 문을 잠그고 말았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가 맹렬히 타오르는 화염에 싸여 타 죽고 말았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은 장자의 아들과 같은 것이고 제불여래(諸佛如來)는 장자에 비유한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따르지 않고 악업을 스스로 만들어서 삼악도에 빠져서 큰 고뇌를 받는 것은 마치 장자의 아들이 부모의 가르침을 받들지 않아서 처자와 함께 불에 타 죽는 것과 같은 것이다.
<大乘本生心地觀經 第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