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사 황금멧돼지와 사냥꾼

심원사 황금멧돼지와 사냥꾼

때는 신라시대인 720년(성덕왕 17) 보개산 아랫마을에 사냥꾼 이순석(李順碩) 형제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형제는 사냥에 나서 보개산 너머 담터라는 곳을 지나고 있었는데 마침 큰 멧돼지 한 마리가 눈에 띄어, 순석은 때를 놓칠새라 재빨리 화살을 쏘았다.

마치 금란가사를 두른 듯한 누런 멧돼지는 왼쪽 앞다리에 화살을 맞고 보개산 정상인 환희봉 쪽으로 달아났다.

형제는 핏자국을 따라 멧돼지가 멈춘 곳에 이르러 보니 금빛 멧돼지는 간데없고, 왼쪽 어깨에 화살이 꽂힌 돌로 된 지장보살상이 맑은 물이 넘쳐나는 샘물 속에 상반신만 내놓은 채 있는 것이었다.

화살을 뽑으려 했으나 석상은 태산 같은 무게로 꿈적도 하지 않아 크게 놀란 형제는 깨달은 바 있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맹세하였다.

“대성(大聖)이시여! 저희들을 죄에서 구해 주시려고 이 같은 신변(神變)을 나타내신 것임을 알겠나이다. 만약 내일 이 샘물 곁에 있는 돌 위에 앉아 계신다면 마땅히 출가하여 수도하겠나이다.”

다음 날 형제가 그곳으로 가보니 과연 석상이 돌 위에 있으므로 두 사람은 바로 300여 명의 추종자를 거느리고 출가하였다.

또 샘 옆의 숲속에 돌을 모아 대(臺)를 쌓고 항상 그 위에 앉아 정진하였으므로 그곳을 석대암(石臺庵)이라고 불렀으며, 암자에는 자신들의 화살에 맞은 석상을 봉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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