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섣달에 연꽃이 피다
법융(注融) 스님은 속성이 위씨(韋氏)인데, 단양(丹陽) 연릉현(延陵縣) 신정(新亭)사람이다.
어려서 속세를 떠나 법복을 입고 회영산(晦影山) 숲 속에서 법화경을 배우다가 책을 짊어지고 천리 길을 멀다하지 않고 높은 스승을 찾아 다녔다.
뒤에 그는 단양 우두산(牛頭山)의 유서사(幽栖寺)로 돌아와서 따로 조그만 집을 짓고 다시 법화경 수행에 몰두하니, 사방에서 학자와 스님들이 모여들어 흔연히 그에게 귀의 하였다.
그래서 법융스님은 골짜기 어귀에서 크게 법화경을 강설하였는데, 이 때가 마침 몹시 추운 한겨울이라, 나뭇가지에는 서리가 하얗게 엉켜 붙었는데, 강소(講所)에는 두 줄기의 연이 나서 금빛 연꽃이 활짝 피었다. 모두들 크게 놀라고 기이하여 감탄하기를 마지 않았다.
그리고 법화경을 강설할 때면 또 한 마리 커다란 사슴이 반드시 와서 강설을 들었으므로 문인들은 크게 발심하여 법화경 수행을 정업(正業)으로 삼았다.
법융스님은 뒤에 어디서 입적하였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弘贊傳 第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