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요우 보살과 타니슈가왕

메이요우 보살과 타니슈가왕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와 영취산(靈鷲山) 칭 기타 각지의 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하신 교법은 대카샤파(大加파), 아난(阿難), 상나화수(商那和修), 마전지(摩田地), 우파굴다(優婆?多)의 순서로 다섯 존자에 전지해 내려왔으며, 그 후 사대(四代)쯤 지나서, 협(脅)이라는 존자에게 전해지고 또다시 그 제자인 부나샤(富那奢)에게 전해졌다.

협존자로부터 법을 전해받은 부나샤 존자는 스승의 가르치심을 잘 지켜, 오로지 미묘하고 훌륭한 선법을 한 효과가 있어서 무량 중생을 교화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조용한 숲 속에서 결가부좌하고 적연히 사유하고 있었다. 그러자 메미요우(馬鳴=아슈바고오샤 인도의 불교 시인이 생각하는 바 있어 불문에 귀의 보살의 칭호를 받았다. 기원 백년경의 사람)라는 한 대사(大士)가 있음을 알았다.

메미요우라는 대사는 지혜와 식견이 함께 뛰어나 모든 어려운 질문을 해답하고 설복시키는 폼이 마치 맹풍이 고목을 모조리 쓰러 눕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이 크게 거만한 마음을 일으켜 대중들을 마치 벌레나 티끌처럼 깔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실유아(實有我)라 하여 아(我)가 실재하는 것이라고 확신하여 굽히지 않았으며, 스스로를 너무나 높이 자존했다.

어느 날, 메미요우는 부나샤라는 존자가 스스로 지혜가 심원하고, 다문박달(多聞博達)하며, 제 법은 공(空), 무아(無我), 무인(無人)이라고 말한다는 것을 들었으므로, 이를 자기의 일격으로 타도해 주리라고 벼르며, 매우 교만한 마음을 안고 부나샤 존자에게로 가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사의 일체 언론을 일격으로 타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박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와 풀을 짓두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 말이 만약 거짓말이고 진실이 아니라면 그때는 반드시 내 혀를 잘라서 사죄하고 당신을 따르리라.』

부나샤는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불법에는 대개 이체(二諦)가 있는데, 만약 세체(世諦)에 대해서 말한다면 가명(假名)이라고 해서 실체 가 없는 것을 가정하여 있다고 하는 것이 아(我)라고 이름 짓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일의체(第一義諦 )로 말한다면, 일체는 모두가 공적(空寂)입니다. 이렇게 깊이 탐구해 들어가면 나라는 것은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그때 메미요우는 마음속에 아직 항복하지 않았으므로 스스로 자기 기지(機智)를 믿고 말했다.

『그러면 벌써 이것은 내 승리입니다.』

『무슨 말씀, 당신은 잘 생각해 보시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나와 그대가 도대체 누가 이겼다 고 생각하는가?』

메미요우는 생각했다.

(세체(世諦)의 가명은 전혀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一의 체에 본성은 또한 공적(空寂)이다.

이렇게 이체(二諦)는 모두 불가득한 것이다. 이미 불가득이며 무소유라고 한다면 어떻게 그를 타도할 수 있는가. 나는 이제 생각하니 전혀 그를 미치지 못하는구나.)

그는 이에 자기가 약속한대로 곧 혀를 잘라 사죄하려고 하였다.

『우리 불법은 자비인애(慈悲仁愛)의 가르침이오. 그대는 혀를 자르기까지 할 필요는 없소. 빨리 삭발 하여 내 제자가 되시오.』

하고 존자는 부드럽게 웃으며, 자비가 넘치는 말로써 메미요우를 출가하도록 했다. 메미요우는 이에 삭발하고 부나샤 존자의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메미요우는 부끄럽고 원망하는 마음은 달랠 길 없었다. 차라리 그만 죽어버릴까 하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부나샤 존자는 아라한의 지위를 얻은 성자였다. 이것을 벌써 알고 한 방책을 짰다.

부나샤존자는 암실에 경을 넣어두었다. 그리고 메미요우에게 그 경을 가져오게 했다.

『이 방은 이렇게 캄캄합니다. 어떻게 들어가서 경을 찾겠습니까?』

『음, 그렇군, 조금 기다리라. 내가 이제 그대에게 경이 보이도록 해줄테니……』

부나샤 존자는 곧 신통력으로써 멀리 오른손을 펴들고 방에 들어가자 다섯 손가락에서 빛이 발하여 방안에 있는 모든 것이 모조리 환하게 보였다.

이때, 메미요우는 마음속으로 이 환광(幻光)을 부쩍 의아히 생각했다.

(대게 환법(幻法)이라는 것은, 이것을 알면 곧 사라지는 것인데, 이 광명은 점점 더 밝아지는구나. 기술 을 다해서 이 빛을 사라지게 하려고 애쓰다가 이미 지쳐버렸는데도 아직 조금도 변하는 기색이 없으니, 하하하, 이것은 스승님의 신통력으로 하는 짓이구나.)

그는 이렇게 깨닫자 마음속으로부터 존자에게 항복했다. 그리하여 그 뒤부터는 부지런히 고행을 닦고 도를 구하며 일심으로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았다.

존자는 이렇게 선방편을 써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열반에 드셨는데, 사중(四衆)들이 모두 경모하여 탑을 세워 경모했던 것이다.

존자께서 열반에 임하셨을 때의 일이다. 존자는 법을 제자인 메미요우에게 부탁하시고 이렇게 말했다.

『가령 어두운 방에 횃불을 켜면 모든 물건이 잘 비치는 것처럼 법의 맑은 등불도 그와 같이 세상에 유포하여 많은 어둡고 어리석은 것을 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이 정법을 펴서 널리 일 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수행하게 하시며, 제현 성인은 항상 수호하시어 더불어 서로 위촉하고 전 수하여서 오늘날 나에게 이르렀는바 나는 또한 뛰어난 눈으로써 그대에게 부탁하는 바이다.

메미요우야, 그대는 지심(至心)으로 불법을 수지하여 미래 세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재보가 풍유하게 하라.』

메미요우는 공손히 이것을 받았다.

그로부터 메미요우는 한층 심오한 법장(法藏)을 열어 펴고 대법당(大法幢)을 높이 치켜들고 모든 사견(邪見)과 악견(惡見)을 멸하기에 이르렀다.

어느 때, 메미요우는 화씨성(華氏城)에 유행(遊行)하여 교화했다. 이 성중의 사람들은 제도하려고 음색이 맑고 우아하며 애조를 띠고 청아한, 그리고 매우 부드럽다는 실로 진귀한 음을 내는 백제금(百濟琴)을 만들어 스스로 이것을 켜면서 고(苦), 공(空), 무아(無我)의 가르침을 설명했다.

말하자면 유위전변(有爲轉變)하는 세상은 마치 환영(幻影)과 같고 화(化)한 것 같으며, 삼계의 옥박(獄縛)은 하나라도 즐길 것이 없다.

비록 왕위와 같은 높은 자리에 앉아 그 세력이 자유자재하다 할지라도 이미 한 번 무상에 오르려면 어느 누가 존재할 수 있을까.

공중에 뜬 구름이 삽시간에 산멸하는 것과 같으며, 이 몸의 허위로 떠는 것은 마치 파초와 같다. 혹은 원한이 되고 혹은 도적이 되어 친근할 수 없으며, 또한 독사가 들어있는 상자와 같이 어느 누가 사랑하며 즐기는 자 있으랴. 그러므로 여러 업의 지음은 항상 자기 몸을 꾸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널리 공(空)과 무아(無我)의 뜻을 설명하여 악(樂)을 이루는 자에게 이 음을 펴게 한 것이다. 그런데 여러 기인(技人)들 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종과 북을 쳐서 거문고와 조화시켰으므로 음절의 슬프고 우아함과 곡절 등이 잘 맞추어졌기 때문에 제법의 고(苦), 공(空), 무아(無我)의 가르침을 펼 수 있었다.

그때 이 음악을 들은 성중의 오백이나 되는 왕자들이 모두 오달하게 되어 오욕을 혐오하고 삭발하여 출가 득도한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화씨성왕(華氏城王)은 그 백성들이 이 음악을 듣고 모두 집이나 국가를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헛되게도 왕엄이 파괴되는 것임을 두려워하여 그 성중 구억이나 되는 백성들에게는 지금부터 다시는 이 음악을 연주해서는 안 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이때 월지국(月支國)에 위덕이 높은 카니슈카라는 왕이 있었다. 지기(志氣)가 웅맹하며, 용감하기 세상에 짝이 없었고 그가 토벌하는 길에 항복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왕은 강성한 사병(四兵)을 이끌고 이 화씨성을 공격하여 마침내 항복을 받고 보상금 九억을 요구했다.

화씨성왕은 九억 대신에 메미요우와 불발(佛鉢)과 자심계(慈心鷄)를 각각 三억으로 충당시켜 이것을 카니슈카왕에게 바쳤다. 메미요우보살은 지혜가 출중하며, 불발(佛鉢)을 여래(如來)까지 가지신 것이었으므로 공덕이 있고 자심계(慈心鷄)라는 것은 자비심이 있는 닭으로서 벌레가 있는 물을 마시지 않으며 일체의 원적(怨敵)을 소멸한다는 것이므로 이 인연으로 九억원에 충당한 것이었다.

카니슈카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것을 수납하여 군대를 본국으로 철수시켰다.

카니슈카왕은 본시 매우 공덕이 있는 분으로서 항상 마음속에 불도의 서원을 일으켜 그 뜻이 매우 높고 견고하였다.

왕은 일찍이 진흙덩이를 탑위에 놓고 다음과 같이 맹세한 일이 있었다.

『만약 제가 내세에 천불의 수자중에 들도록 오달을 얻게 된다면 이 진흙덩이를 변하여 불성으로 만드시옵소서.』

이윽고 그 때가 오자 왕의 서원이 이루어졌다.

마침내 진흙덩이가 불상이 된 것이다. 그 모습의 단정하고 미묘함은 마치 아름다운 조각이나 그림 같았다. 왕은 이에 크게 환희했다.

그 후 왕이 유행(遊行)에 나선 일이 있었다. 그러자 도중 길옆에 칠보로 장엄히 다듬은 외도탑(外道塔)이 있었으므로 왕은 크게 기뻐서,

『아아, 이것은 바로 여래탑이구나.』

하고 앞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 해 지성껏 분향하고 산화(散花)한 후 게를 읊어 찬양했다.

『일체지(一切智)를 구족하여

욕뇌(欲惱) 저촉을 끊도다.

중선(衆仙)에서도 으뜸이신 높으심이여.

그 이름 삼계(三界)에 넘치네.

모든 제유(諸有)를 해탈하여,

군맹(群 )들을 불쌍히 여기시네.

선법하심에 진체(眞諦)를 이루고,

능히 사론(邪論)의 깃대를 꺾는도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공양에 응하는 존자께 정례(頂禮)하노라.』

이렇게 게를 마치자 와르르 소리를 내며 그 탑이 무너져 버렸다.

왕은 이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이제 나는 행복이 끝나버리고, 행여나 왕위를 잃어버리는게 아닐까? 무슨 까닭에 이 탑을 배례하자 무너져 버릴까.』

하고 근심스럽게 말하자 곁에 시립해 있던 어느 한 사람이 말했다.

『대왕전하, 전하께서 배례한 것은, 그것은 외도(外道)의 탑입니다. 참 위덕이 적은 것이어서 대왕전하 와 같이 복덕이 있는 어른의 배례를 차마 받아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뢰자 왕도 기분이 좀 나아졌다. 그리하여 곧 탑 밑을 파보았더니 과연 니건자외도(尼乾子外道)의 시체가 묻혀 있었다.

이것을 본 많은 사람들은,

『참 이상도 하다. 대왕의 덕력의 높으심은 이 사탑(塔)에라도 비할만 하구나.』

하고 모두 이구동성으로 찬탄해 마지않았다.

왕은 또 어느 때, 이발사에게 자기 수염을 깎게 했다. 깎기를 마친 이발사가 왕 앞에서 말했다.

『신에게 한 딸아이가 있습니다. 참으로 영리하고 용모도 꽤 단정합니다.

아무쪼록 신의 무엄한 부탁입니다만 나무람 마시고 제 딸아이를 대왕전하의 비전하로 삼으실 수는 없겠습니까? 자비심을 내리셔서 허용해 주옵소서.』

『뭣이? 그런 무엄한 수작을…. 너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한 신분이 아닌가. 그 딸이 아무리 잘났기로서니 어찌 내가 왕비로 맞을 수 있는가?』

하고 왕은 크게 노했다.

당장 이발사는 멀리 딴데로 추방해버리고 그 뒷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아무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 뒤 다시 그 이발사를 불렀더니 또다시 전과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이렇기 무려 세 번, 왕은 이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지금 이 땅 밑에는 반드시 보물이 숨겨져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기에 이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게한 것이리라.)

이렇게 생각한 왕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지하를 발굴시켜 보았다. 과연 그 지하에는 여러 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왕의 지혜는 이와 같이 출중하고 탁월했다.

또 왕은 여러 신하를 모아 놓고 여러 나라 중에서 자기가 찾아가 가르침을 청할만한 지인(智人)이 있는가 어떤가를 반문했다. 여러 신하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두 달마밀다 존자를 천거했다.

달마밀다는 지혜가 심원하고 공덕이 구존하며 삼매선정(三昧禪定)에 능히 통달한 사람이었다.

이 때에 남인도에는 마음이 유활하고 선법(善法)을 깊이 원하는 두 스님이 있었다. 성자 달마밀다가 좌선 제일이란 말을 듣고 함께 이 성자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가 거찬하는 암자에는 삼중으로 된 암굴이 있었다.

맨 밑에 있는 암굴에는 중이 허름한 옷을 입고 못생긴 얼굴로 부뚜막 앞에 단정히 앉아있는 여러 중들을 위해서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을 보자 그들은 물었다.

『달마밀다 존자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그러자 한 중이 말했다.

『지금 제일 높은 상층에 계실 것입니다. 여러분들 빨리 가서 뵈시오.』

이 말을 듣고 두 사람은 부랴부랴 상층 암굴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아까 맨 밑 암굴에서 본 그 중이 이미 그 속에 와 앉아있었다. 이것은 참으로 이상하군 하고 한 중이 같이 온 친구 중에게 말했다.

『이 노장스님은 아까 본 그 스님과 흡사하지?』

그 친구 중은 본시 현명하고 또 민첩했기 때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성자를 말하는가, 그야 그렇지. 세상에 그토록 유명하신 존자 아니신가. 그쯤은 물론 당연하지 뭘 그래.』

두 사람은 더욱 경의를 품고 달마밀다 존자께 공손히 예를 드린 후 물었다.

『대덕의 높으신 선성은 세상에서 익히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몸소 굽히시고 많은 중들을 위해 불을 지피시다니 어떤 이유입니까?』

『음, 그것 말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 생사에 있어서 한 생이란 참으로 받는 고통이 많으며 또한 오래되는지라 이에 도리어 귀찮아서 만약 머리나 손을 태워버릴 수 있다면 나는 아낌없이 많은 중을 위해서 깡그리 태워버리고 싶을 지경이야.

게다가 늙어서 얼마 남지 않은 몸이니 불을 지피는 정도의 수고야 조금도 귀찮을 것 없지 않겠는가.』

하며 존자는 크게 숨을 들이키며 다시 말씀을 이었다.

『내 과거를 돌이켜 보면, 오백생(五白生) 동안은 개(犬) 몸을 받고 있었다. 언제나 몸은 비쩍 말라서 항상 먹는데 굶주려 허기져서 허덕이고 있었는데 단지 두 번은 배가 부르도록 먹은 일이 있다. 그것 은 어떤 사람이 술을 먹고 몹시 취해서 땅바닥에 수둑히 토해 놓았을 때 이것을 먹었더니 배가 불렀었다. 또 한 번은 부부가 죽을 쒀 놓고도 먹지 않고 둘이서 외출했는데 이것을 멀리서 보고 있던 내가 그 집안에 딴 사람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달려가서 거리낌 없이 죽 그릇에서 머리를 박고 실 컷 먹고 나서 머리를 들려는데 머리가 도무지 빠지지 않았다.

이러고 있는데 외출 나갔다 부부가 돌아왔으니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성이난 부부는 잘드는 칼로 내 목을 쳐서 끓여버렸다.

그리하여 오백새 동안 개 몸을 받고서 겨우 두 번 배부른 맛을 보고는 수명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부터 나는 생사가 장구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생하였다가 다시 사하고 사하였다가 다시 생하여 지옥(地 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수라(修羅), 인간(人間)의 오도(吾道)를 골고루 윤회하며 고(苦)를 받기 무량하였다. 그런 까닭에 지금 근로함을 꺼리지 않고 스스로 많은 중들을 위해 불을 지피는 터이다.』

하고 존자는 과거의 생생사사의 이야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인연까지를 말해주었다. 이것을 들은 두 사람은 깊이 생사무량의 환난을 깨닫고 수다원의 오달을 얻게된 것이다.

아는 것, 보는 것이 모두 탁월한 달마밀다의 명성을 여러 신하들은 익히 듣고 알고 있었으므로 카니슈카왕의 물음에 선뜻 이렇게 천거할 수 있었다.

왕은 곧 호위병사들을 거느리고 존자가 거주하는 케이힌산(山)으로 향했다. 그런데 왕은 가는 도중에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그 승려가 크게 복덕이 있으면 공경하고 배례하려니와, 만약 그가 덕이 앝은 사람이라면 어리석은 짓이다.)

한편, 달마밀다존자는 성품이 본래 단순하고 간소한 것을 좋아했으므로 해진 옷을 입고 안색이나 건강이 다소 수척했지만 전연 아랑곳하지 않았다.

존자의 제자들은 이를 매우 걱정했다.

『오늘은 저 유명한 카니슈카왕이 오시는 날이니까 존자께서는 아무쪼록 새 옷을 갈아입으십시오. 그 렇게 남루한 모습으로 계시다가 대왕이 깔본다든가 업신여김을 당하면 어떻게 하십니까?』

『여래께서는 옛날 그런 가르치심을 내린 적이 없다. 그런 존귀한 분과 회견할 때는 반드시 스스로 몸 을 장엄히 단장하라고 말이다.

또한 출가하라는 것은 본시 허술한 옷을 입는 것이 상사이다. 그러므로 별달리 새 옷으로 갈아입는 등 법석을 떨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며, 존자는 전연 새 옷은 차려입을 기색이 없었다.

존자가 제자들과 이런 대화를 한 후 몇 시간인가 지나서 이윽고 왕은 호위병사를 거느리고 존자의 암자에 찾아왔다. 왕은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 고개를 숙여 공경의 인사를 드렸다.

존자는 이미 마음속을 환히 알고 있었으므로 일부러 기침을 칵 하여 침이 왕에게 튀어가도록 했다. 왕은 합장하고 그 침을 받아서 버렸다.

재빨리 존자는 왕에게 말했다.

『나는 대왕의 공양을 받을만 합니까? 어떻게 생각합니까?』

하니, 왕도 과연 항복했다. 그리하여 점점 경신(敬信)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제서야 존자는 왕에게 일렀다.

『대왕이시여, 대왕께서는 일찌기 옛날부터 승도(勝道)를 거쳐 오셨습니다. 이제도 그대로 본 길로 돌아가십시오.』

존자가 이렇게 말하자 왕은 그 가르침을 받고 곧 귀국하려 했다.

그러자 여러 신하들은 불평을 말했다.

『대왕전하 어찌된 일입니까? 이번 행차는 본래 뛰어난 지인(智人)을 방문하시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온 대 그 사람을 대면하시자 아무 것도 질문을 하시지 않으시니 무슨 연유입니까?』

『그것은 그대들이 아는 바 아니다. 나는 옛날 복행을 쌓아서 이 세상에 태어나 그 과보를 얻어 왕이 되었으며 재질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존자는 벌써 이 이치를 환하게 아시고 나로 하여금 대업(大業) 을 행하게 하도록 돌려보내 주신 것이다.

나는 이미 존자의 훈회를 받고 돌아가려는 것이니까 이 이상 더 무엇을 물을 것이 있겠느냐. 그러므 로 나는 귀국하려는 것이다.』

왕은 이렇게 여러 신하들에게 설명하여 주었다.

왕은 또 어느 날, 어떤 탑을 찾아갔는데 그 곳에서 거지가 오백명이나 있다가 왕을 보고 일제히 측은하게 불쌍한 목소리로 구걸하는 것이었다. 왕은 이것을 보고 금은, 유리, 마노와 같은 보물과 토지와 집들을 주어 크게 베풀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여러 가지 시회(施會)를 열고 가난한 자를 궁휼히 생각하여 도와주기도 하고 고독한 노인을 위로해 주기도 하며, 불법으로써 세상을 잘 다스리고 자비심으로써 천하를 도와 발전시켰다.

왕신(王臣)인 텐호우라는사람은 이런 일에 대해 의아히 생각했다.

(도대체 대왕은 저 많은 거지들에게 저렇게 많은 공덕을 베푸시는데, 저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는 마침내 왕에게 여쭈어 보았다.

『대왕전하, 어떤 인연으로 저 거지들에게 그와 같은 복업을 널리 베푸시나이까?』

『텐호우 듣거라, 그 거지는 나에게 깊은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저 구걸하는 불쌍하고 가엾은 모습과 말소리는 나에게 깊은 깨우침을 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저는 전세에 왕이 되어서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는 부끄럽게도 굶주림과 추 위에 떨며 몸은 수척하여 추스리기도 어렵고 여러 가지 고난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약 선 행을 하지 않으시면 미래세에서는 반드시 저희들과 같이 굶주림과 추위에 고난을 받을 것입니다.」

하고 그 거지들이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렇게 깨달았기 때문에 행복하게 생각 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왕은 대답했다.

또 어느 때였다. 성질이 매우 완고하고 포악한 안소쿠국왕이 대군을 이끌고 카니슈카왕을 공격해 온 일이 있었다.

카니슈카왕은 엄중히 지키며 양진이 서로 대치하여 일대 격전을 치루었다. 그 결과 카니슈카왕이 대 승리를 거두었고 안소꾸왕 측은 대패하여 그 사상자수는 실로 九만명이나 되었다. 카니슈카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하문했다.

『나는 이제 이 죄를 소멸하게 할 수 있겠는가?』

『대왕전하, 살인하기를 거의 九만입니다. 죄는 이미 깊고 깊사온대 어찌 소멸할 수 있사오리까』

하고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으므로 왕은 큰 가마솥에 물을 그득 부어 칠일 동안 펄펄 끓였다.

김은 서리고 뜨거운 염열은 숨이 막힐 듯 하여 보기에도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그 가마솥 가운데, 왕은 한 개의 금 고리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주위의 여러 신하들을 보고,

『누가 용케 이 금 고리를 꺼낼 사람이 있는가?』

하고 돌려보자 한 신하가 국궁하고 나아가 왕명을 따라 냉수를 붓고 이것을 꺼냈으므로 손도 데지 않고 금 고리를 꺼냈다.

거기서 왕은 신하들을 향해 말했다.

『내가 지은 바 죄는 저 끓어오르는 열탕과 같은 것이나 참회하여 고치기만 하면 반드시 박멸시킬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지금 냉수를 부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왕은 목소리를 낮추어 다시 말을 이었다.

『실은 내가 죽인 자가 九만이나 된다고 하지만, 그 죄가 무겁다고 생각되는 자는 단지 두 사람 반 밖 에 되지 않는다. 그것은 왜냐하면 내가 죽인자 가운데 훌륭한 불교 신자가 두 사람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칼을 내리치려 할 때 나무불(南無佛)을 불렀으나 나는 그대로 죽여 버렸다.

이 죄는 아주 신중한 것이다. 또 한 사람은 입에 나무(南無)라고 말했을 뿐 불(佛)을 말하지 않았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 그는 육사외도(六師外道)인 푸라나 카샤파의 제자이기 때문에 불을 모르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죽였기 때문에 한 사람의 반 몫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면서 왕은 다소 후회하는 빛을 띄었다.

그때 한 아라한의 승려가 있다가 왕이 지은 악업을 암시하고, 왕을 두렵게 해서 잘못을 회개시키려고 신통력으로써 지옥의 여러 광경을 보여주었다.

그 지옥은 팔한지옥(八寒地獄)이나 팔열지옥(八熱地獄)은 물론이오 침산(針山)과 검림(劍林), 화차(火車), 도륜(刀輪), 비뇨(泌尿), 큰 가마솥에 끓는 탕물 등 여러 지옥에 이르기까지, 아비규환하며 고통 받는 광경 등 참으로 눈으로 볼 수 없고 참을 수 없는 것을 샅샅이 보게된 왕은 극도의 공포에 떨었다.

『나는 너무 우치하여 이런 죄업을 만들었다. 미래에는 반드시 이와 같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내가 만 약 이와 같이 무서운 악보가 있는 줄 알았더라면 내 몸이 갈기갈기 찢기더라도 사람을 죽인다던가 원한을 받을 그런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을.

항차 선인을 살해하다니 더욱 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하고 이제 새삼 후회하는 것이었다.

그때 메미요우보살은 이를 보고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어, 진심으로 나의 설법을 들으시고 나를 따르시오. 그리고 내 가르침을 받으시오. 그렇게 되면 이런 죄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해드리리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오. 그러면 가르침을 받겠소이다.』

이에 메미요우보살은 왕을 위해 청정한 가르치심을 설명하여 그를 교화하고 회개했으므로 마침내 그 중한 죄가 극히 가볍게 끝나도록 했다.

이때 이 나라에 샤로쿠라는 유명한 의사가 있었다. 방약에 대해 매우 능하고 박학한 위에 또한 지혜에 뛰어났으며 또한 자비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카니슈카왕은 본시부터 그 이름을 알고 항상 곁에 불렀다.

어느 날, 이 샤로쿠가 스스로 왕궁에 갔다. 왕은 그가 왔음을 알고, 그를 불러 물었다.

『나는 이제 몸을 건강히 해서 오른편 겨드랑을 아래로 하고 누워서 아무리 음식을 먹어도 지장이 없도록 하고 싶은데 그러자면 무슨 의약을 써야 하겠느냐?』

하니 샤로쿠는,

『대왕께서 정말 그렇게 하고 싶으시면 출가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고 우선 간단히 대답해 놓고 다시 말을 이었다.

『본래 대왕께서는 정욕을 마음대로 하심이 그 극에 달하시면서 몸이나 입에 대해서는 너무 방임하시 고 계십니다. 그러면서도 어찌 건강이나 섭생을 말씀하십니까? 그래서는 도저히 왕위를 오래 보전하시고 또한 오래오래 이 세상에 살아 계실 수 없을 것입니다.』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샤로쿠의 말을 듣자 과연 카니슈카왕도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이 사리에 맞는 것을 알게된 왕은 그를 곧 측근에 있게 하여 서로 흉금을 털어 이야기하게 되었다.

『대왕전하, 만약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반대하시지 않고 좇아주신다면 대왕전하의 어체를 건강하게 해드리고 잡수시는 음식물이 전부 잘 소화되시어 언제까지나 병환을 조금도 심려치 않으시도록 해올리겠습니다.』

『그것은 참 좋은 말이다. 그러면 그대의 말을 듣고 좇으리다.』

하고 왕은 샤로쿠의 가르침을 듣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왕의 사랑하는 부인이 임신해서 달이 차자 구슬 같은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그 사내아이는 태중에서 이미 죽어 거꾸로 출산되었다. 산모는 난산의 고통으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어 곧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다.

이때 명의 샤로쿠는 태중으로 손을 넣어 그 이이를 겨우 꺼낼 수 있었다. 모친은 비로소 편안함을 얻고 목숨을 건졌다.

그는 왕을 보고 말했다.

『대왕님, 이후는 결코 부인과 관계를 가지셔서는 안 됩니다. 만약 가까이 하시는 일이 있으면 또 반드 시 걱정하시는 일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하고 진심으로 충고했다.

그러나 왕의 정욕은 맹렬하고 스스로 재량하고 자제할 수 없었다. 왕은 또다시 이 부인과 관계를 맺었다. 그래서 또 부인은 계속하여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난산으로 고통하며 괴로워 몸부림쳤다. 그것은 꼭 전번의 출산 때와 같았다.

명의 샤로쿠는 비로소 오욕은 화근의 근본임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이렇게 생각했다.

(대왕에게 나는 성의를 다해 알아들으시도록 말씀드렸다.

그런데도 내 말을 들어주시지도 않고 거듭 이 런 고초를 자초하셨다. 아아, 정말 애욕이란 즐길 것이 못된다. 덕을 깨뜨리고 몸을 손상하는 것이 모두 여기에 기인하지 않는 것이 없다. 즐겨 이름을 더럽히고 범행(梵行)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범부(凡夫)는 능히 이것을 버리지 못한다. 오직 지자(智者) 만이 이것을 알고 원수처럼 보는 것이다. 나는 이제 이런 더러운 세상을 버리고 숲 속에 깊이 숨어서 조용히 좌선염정(坐禪念定)하리라.)

그는 마침내 뜻을 정하여 왕에게 사표를 내고 출가해 버렸다.

그리하여 그의 높은 재능과 넓은 지식으로써 여러 가지 많은 논장(論藏)을 강의하고 강연하여 천하를 유화(遊化)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왕의 신하에 마다라는 사람이 있었다. 지혜는 출중했고 그 재예가 또한 일세에 드문 사람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그는 왕에게,

『대왕전하, 대왕께서 만약 신의 가르침에 따라 주신다면 반드시 왕위를 시회에 떨치시고 정복할 것이 오며 일체의 것이 우러러 존경을 바칠 것이오며, 머나먼 땅의 끝에서 끝까지도 대왕의 덕화를 입어 귀순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신의 뜻있는 바를 살피시와 이것을 비밀로 간직해 주옵소서.』

『음, 대단히 좋은 말이다. 그러면 그대의 말대로 시행하리다.』

그런 뒤 대신은 널리 용장을 모아 사병(四兵)을 엄하게 단속하여 나라밖에 나가서 행하는 곳마다 항복 받으니 마치 우박이 세차게 쏟아져 풀을 짓두드리는 것 같았다. 삼해(三海)의 백성이 모두 와서 즐겨 왕의 신하가 되었다.

이때 왕이 타고있는 말이 발을 다쳐 쓰러져서 전진할 수 없게 되었다. 왕은 이를 한탄하여,

『나는 삼해를 무찔러 모조리 항복 받아 귀화시켰다. 오직 북해(北海)만이 아직 항복 받지 못했으나 이 것만 정복하면 이젠 너를 타지 않겠다.

그런데 아직 내 광대한 사업이 끝을 맺지 못했거늘 이 무슨 일인가. 참으로 분하고 애석하구나.』

하며 분노를 머금었다.

여러 신하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협의했다.

『대왕은 참으로 너무나 탐학(貪虐)무도하다. 때때로 출정해 가지고 백성들만 골탕을 먹인다. 그래도 모자라서 사해의 왕을 바라다니….

우리들은 언제나 먼 먼 변경을 수비하기 위해서 항상 골육간에 서로 헤어져 있게 마련이다. 이런 고통이 도대체 얼마나 오래 가야 멎을 것인가. 우리는 차라리 모두 마음을 같이하여 이를 제거해 버리는게 좋다. 그렇게 하면 우리들은 비로소 쾌락하고 평화롭게 안온 한 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뜻을 모은 그들은 때마침 왕의 복통이 일어난 기회를 타서, 이것을 진정시켜 드리겠다며 임금 위에 모두 올라타고 마침내 왕을 기절시켜 버렸다.

숨이 멎은 왕은 이전에 메미요우보살의 설법을 들었던 인연으로 하여 대해중에 태어났다. 그리하여 머리가 천이 달린 천두어(天頭魚)가 되었다.

그런데 칼이 달린 수레바퀴가 있어서 그것이 돌면서 그 머리를 잘라 가는 것이었다. 생겨나서는 잘리고 생겨나서는 잘리고 했으므로 삽시간에 그 머리가 대해에 가득 했다는 것이다.

이때 한 아라한이 있어서 유이나라고 하며 목제의 켄치를 두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천두어가 된 왕은 이 아라한에게 애원했다.

『지금 이 칼 달린 수레바퀴는 켄치 소리만 들으면 곧 정지합니다. 그 소리가 울리는 동안에만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부탁합니다. 대덕이시여, 불쌍히 여기시어 아무쪼록 켄치를 울리실 적에는 되도록 길게 끌어 주십시오.』

그 아라한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가엾게 생각했다. 그리하여 켄치를 되도록 길게 두드렸다. 그 덕분에 칠일 동안만 고통을 받고 그것으로 끝날 수 있었다.

이런 왕의 인연으로 이 절에서는 차츰 새로 전해 내려와서 켄치를 길게 두드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메미요우보살은 이와 같이 대행원(大行願)으로써 많은 뜻깊은 말씀을 하셔서 카니슈카왕을 위해 풍족한 많은 재산을 나누어주고, 그것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오달의 영역에 인도하시어 고통으로부터 구제한 수는 실로 헤아릴 수 없었다.

그는 마침내 할 일을 모두 이룩하고 수명을 다해 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성자를 공경하고 감사하게 여겨 그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워 공양했다는 것이다.

<附法藏因綠傳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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