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혈기

젊은 혈기

석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여러 제자들을 모아 놓으시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그 나라의 남쪽에 깊은 산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수 많은 코끼리들이 있었다. 코끼리는 흰놈 파란놈, 검은 놈의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

국왕은 크고 늠름한 코끼리가 탐이 나면 이 산속의 코끼리를 잡아와서 조련사(調練師)로 하여금 三년 동안 길을 들여서 타고 다니기도 하고 싸움도 시키고 하였다.

그 무렵 산속에 하 마리의 신상(神像)이 살고 있었다. 그 몸은 백설 같이 희고 꼬리는 주홍색으로 붉었으며 두 개의 상아는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사냥꾼이 이 신상을 보고 곧 국왕에게 보고를 했다.

국왕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로 사냥꾼 三○명을 풀어 이 신상을 잡아 오도록 명령하였다. 그들은 코끼리가 있는 곳에 그물을 쳐놓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신상은 이미 그들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그물 속으로 들어갔다. 사냥꾼들은 옳다 됐다고 함성을 지르며 코끼리를 잡으려고 덤벼 들었다.

코끼리는 대발노발하여 성을 내면서 무서운 힘으로 그들 사냥꾼들을 발로 차 내던졌다 코끼리에게 가까이 간 사냥꾼은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사람은 재빨리 도망을 쳤다. 코끼리는 달아나는 그들을 한없이 뒤쫓아 가는 것이었다.

한편 이 산중에 젊고 혈기왕성한 구도자(求道者)들이 있었는데 힘이 장사이고 용기는 하늘을 찌르는 듯 사뭇 용감한 젊은이들이었다. 오랜 동안 산속에서 수도를 하고 있었지만 아직 깨달음을 터득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상이 미친 듯이 날뛰며 많은 사람들을 살상(殺傷)하는 것을 보고 참혹함에 몸을 떨며 의연히 일어서서 그들을 구해 주려고 신상을 잡으려고 하였다.

이 때 석존께서는 저 멀리서 이 혈기에 찬 수도자들이 자칫 신상에게 죽음을 당할 것을 측은히 여기시어 곧 현신(現身)하시고 큰 광명의 빛을 내셔서 신상을 비추시었다. 석존의 자비의 빛을 받자 그대로 성이 풀리고 온순해져서 다시는 그들을 쫓으려고 하지 않았다.

수도자들은 석존의 현신하심을 보고 공손히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석존께서는 이들 수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법하시었다.

『함부로 신상을 조로말지어다

그대들 고통의 재난을 가져옴에

악의를 품는 자는 스스로 죽음을 당하는 것이니

어찌 착하고 옳은 일을 할 수 있으랴.』

수도자들은 석존의 이와 같은 가르치심을 듣고 스스로 죄과를 졌다고 뉘우쳤다고 한다.

<法句譬喩經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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