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왕경을 읽고 죽음을 면한 손경덕

고왕경을 읽고 죽음을 면한 손경덕

옛날 고환국(高歡國)의 손경덕(孫敬德)은 벼슬을 지낼 때 그 바쁜 가운데도 관음경을 지극한 마음으로 지송하였다.

어느 때 간악한 무리들의 무해(誣害)를 입어 큰 옥에 갇혔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그저 일심으로 관음경만 독송하는데 홀연히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이 한 노승으로 화현하여 말하였다.

「네가 이 경(관음경)만 가지고는 살아나기 어렵다.

그러니 이 경(高王經)을 더 가지고 빨리 읽으라.」

말이 마치자 첫 닭이 울었다.

경덕은 잠을 깨고 나서도 그 노스님께서 일러주신 고왕경(高王經)을 읽어보니 저절로 외어졌다.

그러하여 그날부터는 고왕경과 관음경을 함께 외었는데 며칠 후 임금님이 명령했다.

「경덕을 형장으로 끌고가 처형하라.」

그러나 경덕은 조금도 공포심이 없이 의연히 옷을 벗고 수레위에 올라앉아 고왕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감옥으로부터 형장에까지 가기가 멀어 무려 천 번을 외울 수 있었다.

형장에 임하여 망난이가 칼을 내두르다가 경덕을 쳤는데 경덕은 그대로 앉아있고 칼이 천 조각이 났다.

두 번 세 번 거듭하였으나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당황한 옥관이 대왕에게 고유하니 왕이 곧 경덕을 불러 물었다.

「그대는 무슨 환술을 하는가?」

「부처님 경전을 읽을 뿐입니다.」

하고 꿈에 얻은 경을 일러 주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죄인에게도 고왕경 천 번씩을 외우게 하여 처형하였는데 역시 꼭 같이 칼이 부러지고 사람은 죽지 않았다.

국왕은 하도 신기하여 이 경의 이름을 고왕경이라 부르게 하고 나라 백성들에게 이 경을 읽도록 하여 선정을 베푸니 나라는 태평하고 3생수륙의 모든 영혼이 모두 원한 맺힌 빚을 갚고 이고 득락 하였다.

<高王經靈驗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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