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독경을 청한다

신선이 독경을 청한다

옛날 한 법사가 항상 법화경을 외우고 있었다.

한 번은 정처 없이 각지를 유람하다가 어느 날 산길을 지나가는데, 한 하인이 산중의 조그만 집으로 가기를 청하여 문 앞에 이르러 보니, 모습이 범상하지 않은 노인이 나와서 법사를 맞아들였다.

노인이 높은 자리를 마련해 놓고,

「자리에 오르셔서 보탑품(寶塔品)을 외워주시기 바랍니다. 」

하여, 법사가 자리에 올라 유창하게 보탑품(寶塔品) 한 편을 외웠다. 노인이,

「수고하셨습니다. 」

하고 복숭아 하나와 금 한 덩이를 주었다.

그리고 하인더러 모셔다 드리라고 했다. 법사가 골짜기 어귀까지 나와서,

「그 노인이 누구시냐? 」

하고 물으니, 하인이 말은 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법사의 손바닥에다

「성은 손(孫)이고 이름은 사막(思莫) 」

이라 써 보이고는 그만 사라져 없어졌다.

법사는 그 금을 팔아서 갑자기 큰 부자가 되고 그 복숭아를 먹고 오래오래 살았다.

<現應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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