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해의보살소문정인법문경(佛說海意菩薩所問淨印法門經) 제02권

불설해의보살소문정인법문경(佛說海意菩薩所問淨印法門經) 제02권

그 때에 해의보살이 이 게송을 읊고는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부처님께 합장하여 공경히 예배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여래·응공·등정각께 질문드릴 것이 있사오니, 만약 세존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가 곧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해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자유롭게 질문하여라. 여래·응공·등정각은 의심하는 질문에 따라 낱낱이 널리 보이고 연설하여 마음을 환히 깨닫게 하리라.”

해의보살이 곧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앞서 들은 바에 의하면, ‘어떤 보살이라도 정인(淨印)삼매의 법문을 스스로가 말할 수 있어 이 삼매에 머문다면 그 보살은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리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여야 이러한 정인 삼매의 법문을 얻을 수 있습니까? 또 어떻게 행하는 모습이 스스로 말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정인 삼매이며, 또 그 경계의 문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또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나서 어떻게 해야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증득하게 되나이까?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선설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해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보살 대사여. 지금 너의 질문이야말로 매우 어질고 착하도다. 선남자여, 전일하고도 견고한 뜻으로 자세히 듣고 잘 간직하여라. 이제 너를 위해 선설하리니 그 어떤 보살이라도 이 정인 삼매를 스스로 말하게 된다면, 그는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증득하리라.”

이에 해의보살이 가르침을 받아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해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에 보살이 모든 선근에서 정진을 발동함과 동시에 그 착한 마음을 구족하여 반드시 성불하기로 결정된 근기〔正定聚〕에 머문다면, 그는 생사 속에서라도 능히 영리한 근기로 모든 착함을 쌓아서 선지식들에게 포섭되고 부처님들의 위신(威神)을 건립하며, 또 그 힘을 구족함으로써 항상 여러 부처님께 친근하여 존중하고 공경하는 한편, 미묘한 꽃과 향, 바르는 향과 가루 향, 꽃다발·의복·비단·일산·당번 등으로써 공양할 것이며, 다시 부처님들의 구족한 상호를 보기도 하고 바른 법과 미묘한 말씀을 듣기도 하고 원만 청정한 대중을 보기도 한다. 나아가서는 걸림 없는 지혜를 듣기도 하고 여래의 신통한 지혜의 경계를 보기도 하며, 여래께서 중생들을 조복하는 그 변화와 일을 보기도 하고 가르치고 경계하는 신통의 변화와 찬탄하는 신통의 변화 등 이러한 변화를 봄으로써 중생들에게 항상 대비심을 일으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 것이며, 다시 큰 정진을 일으켜 부지런히 착한 법을 구함으로써 그 온갖 지혜를 마음에 잊지 않아 그에 걸맞은 행으로 초심(初心)을 청정하게 하고, 그 초심을 청정하게 하고 나서는 곧 저 삼매를 청정하게 하리라.

해의여, 마치 큰 마니 보배[摩尼寶]가 어떠한 종류의 성질에서 나왔든 간에 그 보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손바닥에 두고서 교묘하게 다루는 한편, 다시 갈고 문채를 내어 내지 그 보배가 청정하게 되고 나서 보배 다루는 사람이 스스로 말하기를, ‘이 마니 보배는 쓸데없는 것을 제거하고 티와 더러움을 다 버렸기 때문에 비로소 청정한 큰 마니 보배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모든 슬기로운 이들이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증언하는 것처럼, 보살이 그 종류의 성질에 따라 온갖 지혜를 내는 마음 보배를 다루는 것도 그러하나니, 필경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

말하자면 보살이 처음 전생 때의 선근과 현재세에 들은 착한 법으로써 그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갈고 다루되 내지 이 보배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뜻 속의 온갖 쓸데없는 법을 제거하고 과실(過失)을 멀리 여의어야만 시방 3세 의 부처님들이 다 사랑하고 기뻐하며, 그 보살 자신도 스스로 이 정인삼매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해의여, 또 청정한 큰 마니 보배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아홉 가지 성질의 보배를 떠나야 하나니, 그 아홉 가지란 첫째 금(金) 종류의 성질이요, 둘째 은(銀) 종류의 성질이요, 셋째 파리(頗利) 종류의 성질이요, 넷째 유리(琉璃) 종류의 성질이요, 다섯째 마노(嗎瑙) 종류의 성질이요, 여섯째 산호(珊瑚) 종류의 성질이요, 일곱째 적주(赤珠) 종류의 성질이요, 여덟째 계살리(鷄薩梨) 종류 보배의 성질이요, 아홉째 길상장(吉祥藏) 보배 종류의 성질이 그것이라.

이러한 아홉 가지 보배 종류의 성질을 떠난 뒤라야 비로소 뜻을 즐겁게 하는 청정 광명한 큰 마니 보배라 할 수 있고, 또 가장 수승한 값진 보배로서, 전륜성왕만이 수용(受用)할 뿐 다른 왕으로선 수용할 수도 없으며, 이 마니 보배의 광명이 다른 보배의 광명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수승 미묘하게 되느니라.

해의여, 보살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다루는 것도 그와 마찬가지로 다음 아홉 가지 보배 종류의 성질을 초월해야 하나니, 그 아홉 가지란, 첫째 중생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둘째 신행(信行)을 닦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셋째 법행(法行)을 닦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넷째 무상(無相)한 행을 닦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다섯째 수다원(須陀洹)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여섯째 사다함(斯陀含)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일곱째 아나함(阿那含)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여덟째 아라한(阿羅漢)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이고, 아홉째 연각(緣覺)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배의 종류가 그것이라. 이러한 아홉 가지 보배 종류의 성질을 초월한 뒤에 라야 열째에 가서 비로소 모든 부처님들의 함께 가지(加持)하는 그 깊고 굳은 대비의 마음 보배를 이룩할 수 있으며, 또 보살이 이렇게 갈고 다룸으로써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일으킬 때에 일체의 성문·연각을 초월하여 모든 중생의 상속하는 그 종자를 밝게 비추어 주느니라.

해의여, 또 진실한 큰 마니 보배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그 보배를 잘 받아 갈고 다룸에 있어 충분히 부술 것은 부수고 누를 것은 누르고 뚫을 것은 뚫되 파괴하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그 마니 보배를 세간에 잘 활용함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복된 일을 베푸는 것처럼, 보살이 오랫동안 모든 선근을 심는 것도 그러하나니, 그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이룩하기 위해 그 보배를 잘 받아 갈고 다룸에 있어서 충분히 부술 것을 부수고 누를 것은 누르고 뚫을 것을 뚫되 파괴하지 않으며, 다시 모든 과실을 여의고 진실한 보배를 이룩함으로써 그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가 일체의 중생을 위해 큰 이익을 일으킬 수 있느니라.

다시 해의여, 그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어떻게 잘 갈고 다루느냐 하면, 이른바 세 가지 청정한 계율과 열 가지 착한 업을 먼저 갖추어 닦아야 하나니, 이 계율과 법을 닦는다면 인자한 마음이 따라 움직이므로 청정한 마음으로서 중생을 관찰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따라 움직이므로 중생들의 하는 일을 다 가서 운영하며 돕고, 기뻐하는 마음이 따라 움직이므로 중생을 위해 모든 선법을 다 성취하고, 버리는 [捨] 마음이 따라 움직이므로 모든 중생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으며, 아첨하거나 속임이 없으므로 그 마음이 정직하고, 게으르거나 타락하지 않으므로 이익 되는 일을 마음껏 부지런히 행하고, 마음이 자유로우므로 모든 선근을 일으켜 바른 생각과 바른 지식을 얻고, 마음을 조복하므로 그 마음이 균형있고 화락하며, 항상 욕심을 적게 하므로 두타[頭陀]의 공덕을 두루 닦으며, 부처님께 자양(資養)하기를 기뻐하므로 성종(聖種)을 끊어버리지 않고, 스승과 성현이 있는 곳에서 남을 업신여기거나 잘난 체를 하지 않으므로 언제나 겸손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마음이 안정되므로 아만(我慢)과 증상만(增上慢)을 내지 않고, 탁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으므로 그 마음이 청정하지 않음이 없고, 자신을 믿고 의지하지 않으므로 스스로 수행할 것을 알고, 다른 사람을 헐뜯지 않으므로 항상 중생을 옹호하며, 잘난 체하는 마음을 버리므로 바른 법에 친근하여 법약(法藥)을 받고, 모든 이치를 능히 받아들여 이해하므로 구하는 법을 얻고, 모든 법에 처음에는 얕았으나 점차 깊어져 증광(增廣)하므로 법욕(法欲)을 갖추고, 공(空)의 이치에 철저하게 안주하여 다른 것과 다투는 일이 없이 수행하므로 항상 법락(法樂)을 얻고, 법 아닌 것을 멀리 여의므로 부지런히 바른 법을 구하며, 3보(三寶)에 대해 항상 부끄럽게 여기므로 청정한 신심을 끊지 않고, 업보를 믿으므로 그 뜻을 모든 착한 법의 이치에 따르고, 바르게 수행하므로 그 위의가 은밀(隱密)하고도 고요하며, 교만하지 않으므로 마음이 언제나 부드럽고, 사마타(奢摩陀)를 부지런히 행하므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지혜에 편히 머물므로 헐뜯음도 없고 칭찬함도 없으며, 편안하여 움직이지 않으므로 마음이 산왕(山王)과 같고, 모든 대상에 대해 높고 낮다는 걸림이 없으므로 그 마음이 땅과 같고, 안으로 뜻이 청정하므로 그 마음이 물과 같고, 다르다는 생각이 없으므로 그 마음이 불과 같고, 얽매임과 집착이 없으므로 그 마음이 바람과 같고, 미묘하며 번뇌가 없으므로 그 마음이 허공과 같으며, 부지런히 출가하기를 구하므로 불안(佛眼)을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고, 그 몸이 세간을 떠나므로 즐거이 적정(寂靜)을 수행하고, 모든 소행이 더러운 환경에 끌리지 않으므로 진실한 말을 선설하며, 그 서원(誓願)이 명백하므로 말과 같이 실행하고, 어떤 번뇌에도 꺾이지 않으므로 마음이 항상 청정하며, 필경 파괴함이 없으므로 청정한 계율을 수집(修集)하고, 내지 조그마한 죄라도 그 죄를 두렵게 여기므로 계율을 파괴하거나 결함이 없고, 구태여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계율을 끊어버리지 않고, 그 수행이 순일하고도 결백하므로 계율을 더럽힘이 없고, 항상 선지식들에 친근하므로 큰 보리의 도를 분명히 들으며, 눈이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광명을 얻고, 귀가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음성을 얻고, 코가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냄새를 얻고, 혀가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맛을 얻고, 몸이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접촉을 얻고, 뜻이 청정하므로 걸림 없는 법을 얻느니라.

다시 해의여, 탐욕의 번뇌에서 벗어나려면 부정관(不淨觀)을 수행해야 하고, 성내는 번뇌에서 벗어나려면 자심관(慈心觀)을 수행해야 하고, 어리석은 번뇌에서 벗어나려면 연생관(緣生觀)을 수행해야 하며, 5개[五蓋: 탐욕(貪慾)·진에(瞋恚)·수면(睡眠)·도회(掉悔)·의법(疑法)]를 제거하려면 5근(根)을 잘 관찰해야 하고, 모든 장애를 뽑아 버리려면 다섯 가지 힘[五力]을 청정하게 해야 하며, 현전에 일어나는 모든 번뇌를 깨끗이 하려면 그 번뇌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항상 청정하게 닦아야 하고, 바른 행업〔正行〕을 닦으려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공포를 다 떠나야 하며, 간탐하는 마음을 없애려면 법보시를 행해야 하고, 간탐하는 마음을 떠나 중생을 포섭하려면 재보(財寶)의 보시를 행해야 하며, 큰 보리심을 항상 굳게 하려면 다른 승(乘)의 법을 즐겨하지 않아야 하고, 안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려면 모든 감관을 은밀히 해야 하고, 밖의 경계에 적정하려면 모든 과실(過失)을 잘 관찰해야 하며, 생사를 두려워하려면 모든 죄를 짓지 않아야 하고, 게으른 마음을 없애려면 선근을 쌓되 만족함이 없어야 하며, 4류(流)를 건너려면 대승법의 배[船]를 항상 수리해야 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피안에 이르게 하려면 다리[橋粱]를 잘 가설해야 하나니, 보살이 항상 이러한 게으르지 않고 물러나지 않는 마음으로써 중생을 생사의 진흙으로부터 뽑아내어 안온한 처소에 돌아가게 해야 하리라.

해의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모든 행을 갖추어 닦는다면 그는 곧 보시의 행을 원만히 할 뿐 아니라 또 계율의 행을 청정하게 하리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잘 갈고 다루어 이룩하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이룩하려면 
몸·입·마음의 세 계율과 
열 가지 청정한 업을 
먼저 갖추어 닦아야 하리라.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관찰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돕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법을 성취하고 
버리는 마음으로 중생을 해치지 않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아첨과 속임 없는 정직한 마음으로 
항상 이익한 일 구해 죄를 벗어나고 
마음껏 모든 선근을 증장시키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마음이 자재하여 바른 지혜를 생각하고 
마음을 잘 조복하여 균형되고 화락하며 
욕심을 적게 하여 두타를 닦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잘 봉행하기를 기뻐하여 성종(聖種)을 끊지 않고 
다시 스승과 성현이 있는 곳에서 항상 공경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을 내지 않고 
아만과 사만(邪慢)을 다 버리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마음이 안정되므로 증상만을 일으키지 않고 
탁하거나 혼란 되지 않으므로 마음이 청정하며 
자신을 믿고 의지하지 않으므로 스스로 깨달을 것을 알고 
다른 이를 헐뜯지 않으므로 중생을 보호하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깊고 미묘한 법약(法藥)에 친근하며 
증상만을 버리고 모든 병을 치료하며 
법을 희구하는 이를 구법인(求法人)이라 하며 
애써 법을 구하여 법욕(法欲)을 갖추며 

다른 것과 다툼이 없는 수행을 하므로 법락(法樂)을 얻으며 
법 아닌 것을 여의므로 바른 법 구할 수 있으며 
3보를 헐지 않고 신심을 구족하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착하지 못한 것을 마음 부끄럽게 여겨 
여래에게 그 부끄러운 마음 일으키고 
다시 부끄러움으로 모든 감관을 구족하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업보를 깨달아 수승한 업을 짓되 
믿음과 이해로 치우친 마음에 집착하지 않고 
인연에서 생기는 법을 서로 거스르지 않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정행을 닦아 위의를 잘 보호하며 
마음이 교만하지 않으므로 항상 부드럽고 
정행을 수행하여 흔들리지 않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지혜에 안주하므로 헐뜯음과 칭찬함도 없고 
태연한 모습 산왕(山王)과 같고 
견고한 원에서 물러나지 않는 마음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고락에 움직이지 않는 마음 땅과 같고 
번뇌를 씻어내는 깨끗한 뜻 물과 같고 
다르다는 생각 내지 않는 마음 불과 같고 
집착 없이 행하는 마음 바람과 같고 
미묘하여 더러움 없는 마음 허공 같은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부지런히 출가를 구하므로 불안(佛眼)이 분명하고 
몸은 세간 떠나 고요함을 닦고 
마음은 바른 법에 의지하는 한편 
항상 진실 그대로의 말씀으로 
밝고 굳은 서원을 말씀대로 실행하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번뇌에 꺾이지 않아 청정하며 
파괴하거나 손실함이 없으므로 계행을 닦으며 
계행의 결함도 없고 파괴함도 없음은 물론 
조그마한 죄라도 매우 두렵게 여기며 
하늘에 태어나기를 구하는 건 아니지만 계를 옹호하고 
계는 항상 결백하여 혼탁하고 더러움이 없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며 

항상 선지식들에게 친근하여 
그 보리심을 밝히는 한편 
걸림 없는 광명으로 세간을 비추어 
그것으로 말미암아 청정한 눈 얻고 

슬기로운 자 갖가지 음성을 듣되 
즐거워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면서 
모든 음성에 거리낌이 없는 
그것을 말미암아 청정한 귀 얻고 

코에 대한 냄새와 혀에 대한 맛과 
몸에 대한 접촉과 뜻에 대한 법도 
그와 같이 높고 낮은 생각 내지 않는 
그것을 말미암아 청정한 감관 얻고 

다시 탐욕에 대한 번뇌와 성냄과 어리석음을 없애기 위해 
부정관과 자심관을 수행하며 
인연에서 생기는 법을 잘 관찰하는 
그것이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닦음이라.



5개(蓋)를 제거하려면 
5근(根)을 잘 관찰하고 
모든 장애를 뽑아버리려면 
청정한 5력(力)에 잘 머물고 
현전의 장애에서 벗어나는 길을 알고 
깊고 견고하지 않은 것에서 벗어나 깊고 견고한 것에 안주하고 
4념처(念處)와 신족통(神足通)을 
항상 부지런히 닦음도 그렇게 하고 
7각분(覺分)과 8정도(正道)를 
더욱 힘써 정진함도 그렇게 하며 

또 탐심·진심·공포심을 내지 않으려면 
모든 감관을 보호해 어리석음을 여의고 
간탐한 마음을 없애려면 법보시를 행하고 
비루하게 아끼고 애호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재보를 거두지 않고 항상 다른 이에게 베풀면 
이 보리심을 성취하리.


스스로가 그 재보를 구하거나 취하지 않는 한편 
보리심을 버리지도 않고 갚음을 구하지 않고 
중생을 포섭하기 위해 
항상 보시·애어·이행·동사를 행하며 

보리심을 버리지 않고 
다른 승(乘)을 좋아하지 않으며 
여래의 공덕문을 관하고 
수미산처럼 마음을 견고히 하며 
안으로 마음을 고요히 하려면 자신의 과실을 성찰하고 
밖으로 다른 이를 보호하려면 헐뜯지 않으며 
모든 하는 일에 결함을 여의고 
생사를 두려워하여 죄를 짓지 않으며 

선법을 부지런히 행하되 게으르지 않고 
불토를 장엄하되 지치지 않고 
법을 보호하되 손실함이 없고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되 물러남이 없으며 

항상 큰 법 배[法船]를 부지런히 수리하여 
4류(流)의 생사 바다를 건너게 하고 
다리[橋]를 만들어 중생을 제접하여 
열반의 안온한 땅에 인도하며 

다시 중생을 깊은 진흙에서 뽑아내어 
두려움 없는 청정한 자리에 안치하고 
공포에 쌓인 그들에게 위안을 베풀어 
스스로 저 언덕에 이르게 해야 하리라.



만약 이 법을 잘 성취한다면 
그 보살은 곧 두려움이 없으며 
항상 보리심을 청정케 하여 
어떤 번뇌에도 물들지 않으리니 

저 때[垢] 없는 허공을 더럽힐 수 있고 
공중의 새[鳥] 발자취를 볼 수 있을지라도 
번뇌가 보리심을 더럽힐 수 없으니 
본래의 제 성품[自性]이 항상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다시 해의여, 보살이 그 온갖 지혜를 내는 마음의 보배를 다루되 어떻게 부술 것을 부수고 누를 것을 누르며, 또 부수고 누르는 그 방법과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의여, 만약 보살이 그 온갖 지혜의 마음 보배를 다룸에 있어서 혹은 계율을 깨뜨리는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방해를 하거나 혹은 마왕을 비롯한 그의 도중(徒衆)과 마궁(魔宮)의 우두머리와 마왕의 사자들이 온갖 힘을 다해 굳이 와서 괴롭히고 치고 흔들고 때리고 던지더라도, 보살이 그런 때를 당할수록 더욱 큰 보리심을 굳게 하여 그들에게 대항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기 위해 정진한 그 대비심을 파괴하지 않고, 3보의 종자를 끊지 않기 위해 힘써 호지(護持)하는 마음을 파괴하지도 않고, 불법을 부지런히 행하기 위해 쌓고 쌓은 그 선근을 파괴하지도 않고, 상호(相好)를 성취하기 위해 닦은 그 복된 행을 파괴하지도 않고, 불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기 위해 힘차게 나아가는 그 용맹을 파괴하지도 않고, 바른 법을 옹호하기 위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그 정성을 파괴하지도 않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 위해 자기의 안락에 집착하지 않는 그 뜻을 파괴하지도 않아야 하나니, 보살이 과연 이러한 깊은 마음을 구족하고 이러한 뜻을 일으킨다면, 그는 곧 모든 중생으로부터 어떠한 성냄과 미워함과 구타와 모욕과 조롱을 당하더라도 그 때마다 보살이 모든 것을 참고 받아들일 것이며, 설사 일체의 중생으로부터 꺾이고 눌리더라도 모두 참아 견디는 한편, 그 중생들을 널리 구제하기 위해 게으르거나 물러나지 않고 나아가서는 그들의 마음을 섭수(攝受)하기 위해 괴로움을 참아가면서 더욱 힘을 내어 용맹스럽게 정진하리라.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굳이 와서 진심[瞋]을 일으키더라도 보살은 그에게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또 구타하거나 파괴하더라도 보살은 그에게 그러한 태도로 대하지 않으면서 스스로가 생각하기를, ‘나 이제 대승의 인욕의 갑옷[忍鎧]을 입어야 하리니, 왜냐 하면 이 대승의 법은 세간의 법과 아주 다르기 때문이며, 세간의 중생은 생사의 흐름에 순응하지만 우리 대승의 법은 생사의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세간의 중생은 서로가 어긋나지만 우리 대승의 법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서로 어긋나지 않게 하기 때문이며, 세간의 중생은 그 성내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왕성하지만 우리 대승의 법은 참는 힘이 더욱 굳세고, 세간의 중생은 서로가 속이지만 우리 대승의 법은 중생들로 하여금 그 슬기로운 마음을 원만케 하기 때문이라. 또 세간의 어떤 중생이 시방을 두루 다니면서 무기·몽둥이 따위를 가지고 쫓아낼 때에라도 보살로서는 그러한 중생을 대항하지 않아야 하나니, 그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는 모든 처소에 걸쳐 혹시 한 사람이라도 큰 보리심을 내거나 또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마음을 닦거나 내지 한 가지 선근의 마음을 내는 자가 있다면, 그의 처소를 따라 다니면서 돕기 위해 설사 온 몸이 베이고, 팔·다리가 마치 대추 잎[棗葉]처럼 잘라지는 그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모두 참아 견디며, 또 세간의 일체 중생들이 다 성내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는가 하면 함부로 나쁜 말을 퍼부어 모욕하고 조롱하고 헐뜯는 경우가 있더라도 보살로서는 그 때 조금도 그 중생들에게 대항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왜냐 하면 이제 나의 이 몸이 한량없고 셈할 수 없는 생사로부터 과거에 이미 지옥·아귀·축생 따위의 모든 갈래를 두루 거쳐 갖가지 일을 경험해 왔고, 내지 이제는 사람 갈래에 태어나 있거늘, 만약 음식의 맛을 탐내고 온갖 애욕을 받아들이거나 올바르지 못한 법을 듣고 삿된 생명을 기르기 위해 구차한 노력과 갖가지 행동을 한다면, 이는 자기 신명에 조금도 이익 될 것이 없으므로 비록 많은 일을 애써 경영하더라도 스스로가 이익 되지 못함은 물론 다른 이를 이익 되게 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 그러므로 나 이제 미래의 생사에 이르기까지 설사 모든 중생이 나의 몸을 갈래갈래 찢어낼지라도 나 차라리 그러한 뭇 고통을 받을지언정 온갖 지혜의 마음만은 버리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 해서 일체의 중생을 버리지도 않고 선법에 대한 모든 욕망을 버리지도 않으리니, 왜냐 하면 이제 나의 이 몸이 아무리 많은 고뇌와 잔혹한 훼방을 받는다 하여도 저 지옥에서 받는 고통에 비하면 백분·천분 내지 백천분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

그러므로 나는 이 불법 가운데에서 언제나 떠날 수 없고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려는 그 대비심을 버릴 수도 없나니, 왜냐 하면 부처님의 말씀처럼 모든 선한 법은 장애가 많을 뿐더러 세간의 중생들이 불선한 법을 많이 돕고 선한 법을 돕는 이가 적기 때문이라. 그러므로 나 이제 선한 법을 더욱 정진 하여 부지런히 돕고 닦는 반면 불선한 법을 돕지 않겠으며, 또 저 일체 중생들의 성내고 미워하는 일을 모두 참아 견디는 동시에 그 중생들이 저지르는 일에 대해 곧 대치되는 법을 베풀되 중생들이 나에게 성내거나 원한을 가한다면 나는 그들에게 인욕하는 법을 베풀고 내가 베푸는 그 인욕의 법으로 말미암아 인욕의 힘을 나타내기 위해 나 차라리 그들에게 신명을 버릴지언정 끝까지 진심을 일으키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보살이 이와 같이 인욕을 닦음으로써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果)를 얻기 마련이며, 또 어떤 인연으로 진심을 낼 때가 있더라도 보살로서는 그 진심 끊는 법을 생각할지니, 이른바 진심 끊는 법이란 몸을 사랑하고 즐겨하거나 몸에 얽매이거나 몸에 집착을 갖는 그러한 법을 다 버림이요, 그러한 법을 버림에 따라 진심을 일으키지 않게 되리라’고 이렇게 생각해야 하리라.

해의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법을 잘 생각하고 부지런히 닦는다면, 그는 곧 모든 중생으로부터 꺾이고 눌리는 것을 다 참아 견디며, 온갖 지혜의 마음을 파괴하지 않고 손실하지도 않으리니, 해의는 알아 두라. 보살이 중생들로부터 꺾이고 눌리는 세 가지 일을 참아 견뎌야 하나니, 그 세 가지란, 첫째 몸에 대한 꺾이고 눌림을 참아 견딤이요, 둘째 말에 대한 꺾이고 눌림을 참아 견딤이요, 셋째 마음에 대한 꺾이고 눌림을 참아 견딤이 그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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