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의 살계자 보결스님

여산의 살계자 보결스님

보결(寶缺)스님은 장효수(張孝秀)의 아우다. 출가해서 광산사(匡山寺)에서 법화경을 독송하여 크게 통리(通利)를 얻었으나, 몸과 입이 단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양나라 소릉왕(邵陵王)이 그를 미워하여 밤에 두 사람을 보내 몰래 스님을 죽이게 했다.

이 때 스님은 자리에 누워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꿈에 네 사람이 나타나 침상 앞으로 와서 스님을 흔들어 깨우고,

「소릉왕이 사람을 보내 와서 너를 죽이려고 하는데, 너는 어찌하여 태평하게 잠만 자고 있느냐? 」 하였다.

스님이 놀라 깨어 일어나서 뒷문으로 뛰쳐나갔다.

이 때 이미 앞문으로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스님은 황급히 못가로 달려갔다.

이 못은 아직까지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그 깊고 얕음을 몰라 당황한 가운데 문득 보니, 배가 있고 두 사람이 삿대에 기대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스님이 몸을 날려 배에 오르니 두 사람이 급히 배를 저어 순식간에 건너편 언덕에 가 닿았다. 돌아다보니 소릉왕이 보낸 두 사람은 못가에 이르렀으나 물에 막혀 더 뒤쫓아 오지 못했다.

보결스님은 이 때부터 법화경에 통리했다는 자랑을 굽히고, 말과 행동을 올바르게 하여 남들이 본받으니, 당시 사람들이 그를 여산(證山)의 살계자(殺契者)라 일컬었다.

<弘贊傳 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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