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길을 인도하다
청나라 스님 벽운(碧雲)이 건륭 초년에 청량교(淸凉橋)의 길상사(吉祥寺)에 있으면서 오대를 유람하더니, 하루는 늦게 돌아오다가 중대에서 길을 잃었다.
어떤 노인을 만났더니 길을 가리켜 주었다. 한 걸음 걷다가 돌아보니 노인이 게송을 읊었다.
올 적에는 길이 있더니
갈 때에는 길을 잃었네.
두 눈썹을 바로 뜨고
활개 치며 걸어가라.
산 머리엔 달이 기울고
뱃나루엔 안개 걷혔네.
노력 하여 나아가고
돌아보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