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책을 열고보니 쇠사슬이 풀리다
남북조 송나라 때의 왕구(王球)는 태원(太原) 사람인데, 보릉군(泣陵郡)의 태수가 되었다.
그는 원가(元嘉) 9년(432)에 보릉군을 적(賊)으로부터 지키지 못한 죄로 강릉(江陵)의 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의 몸에는 크고 튼튼한 쇠사슬이 씌워졌다.
그는 관세음보살을 한마음으로 염하는 정진을 쉬지 않았다.
그는 옥중에서 식사 때에는 언제나 옆 죄수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와 같이 정진하여 지극하게 관세음보살을 염하였던 그는 어느 날 밤에 꿈을 꾸었다.
어떤 스님이 높은 자리에 앉아 한 권의 책을 주는데, 받아보니 제목이 광명안락행품(光明安樂行品)이라 되어 있고, 아울러 여러 보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책을 펼쳐서 읽어 보니 제 1보살의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았고, 제 2보살은 관세음이며, 제 3보살 이름은 대세지(大勢臺)였다.
그들 보살의 국토와 명호들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그가 잠에서 깨어나니 그 단단하게 잠긴 쇠사슬이 풀려져 있었다.
그는 관세음보살의 신통 묘력이 감응된 것을 알고는 모든 공포가 사라졌다. 그래서 스스로 쇠사슬의 자물쇠를 잠그고 여전히 앉아 있었다.
그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 그는 죄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繫觀世音應驗記, 冥祥記, 法苑珠林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