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계 하나로 지옥중생을 구제한 왕승준
송나라 왕(王)씨는 경사(서울) 사람인데 중이 되어 이름을 승준(僧俊)이라 하였다.
출가는 하였지만 공부다운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계율이란 전혀 지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살도를 닦거나 불사에 힘쓸 것도 없었다.
말하자면 말이 출가지 세속 사람과 조금도 다름없는 걸림 없이 살아갔던 것이다.
그러는 중에 병이 들어 죽었다 3일 만에 다시 살아났는데 깨어나자 크게 통곡하며 부처님 앞에 나와 수없이 절을 하면서 참회 하였다. 그가 말하는 사연 인즉 이러 하였다.
『제가 이번에 죽게 되었을 때 명부의 관리로 보이는 두 사람에게 붙잡혀 집에서 끌려 나갔습니다. 한참 만에 큰 성문 앞에 이르렀을 때 문득 한 스님이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네가 나를 알아보겠느냐. 나는 지장보살이다. 네가 서울에 있을 때 내 형상을 하나 조성해 가지고 있다가 예배 공양은 하지 않고 큰 절 뒤에 던져버리고 만 적이 있지 않느냐.
네가 나를 조성한 공덕이 있으므로 이제 그 은혜를 갚으러 온 것이니 내가 일러주는 게송을 잘 듣고 부지런히 외우도록 하라. 」
하시면서 게송하나를 일러 주시고 사라졌습니다.
그 게송인즉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 시방삼세의
(약인욕료지,若人欲了知)
일체의 부처님을 알고자 하면
(삼세일절불,三世一切佛)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응당여시관,應當如是觀)
마음이 모든 여래 짓는 것임을.
(심조제여내,心造諸如來)
명부사자에게 끌려 성문을 들어가 몇 번인가 대문을 지나서 이른 곳이 염라대왕 앞이었습니다.
제가 그 앞에 이르니 대왕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출가해서 한 것이 무엇이오? 무슨 공덕을 닦았소?」
하며 힐책하는 어조로 물어왔습니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대답하기를
「한 가지 게송을 수지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 하였습니다.
「그러면 외워 보시오. 」
나는 게송을 외었습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시방삼세의, 일체의 부처님을 알고자 하면‥‥」
하는 게송을 소리 높여 외웠더니 염라대왕은
「그만 두십시오. 」
하고 사뭇 말이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그만 돌아가서 수행을 많이 하십시오. 」
하고 관인에게 나를 도로 돌려보낼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런데 기이 하였던 것은 내가 그때 게송을 외울 때에 그 소리가 미치는 곳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가 간 데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나올 때에 명부 관원에게 물어서 안 일입니다. 제가 외운 게송을 들은 공덕으로 모두 해탈을 얻어갔다는 것이었습니다. 』
승준 스님은 이와 같이 말하고 지난 일을 크게 참회하면서 깨끗한 수행에 힘썼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지장보살 공덕을 찬탄하고 앞서의 게송을 설하며 부처님 믿는 것을 권하고 다녔다.
<지장보살영험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