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이 강설을 만나다

용천이 강설을 만나다

현광(玄光)스님은 해동(海東) 웅천(熊天) 사람이다.

바다를 건너 중국으로 선법과 지혜에 다 뛰어나고 계율도 견고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남악으로 가 선사를 찾았다.

선사는 현광스님을 보자 그 근기를 알아보고 법화경의 사안락행(四安樂行)을 가르쳐 주었다.

현광스님은 신의 송곳처럼 날카롭게 꿰뚫어 해득하여 이를 범하지 아나하고 밤낮으로 정진하여 닦으니, 오래지 않아 법화삼매(法華三昧)를 증득하였다.

선사가 수행의 성취를 인정해 주고,

「내가 증득한 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본국으로 돌아가서 방편을 베풀어 불교를 널리 펴도록 하라.」

고 했다.

현광스님이 공손히 절하고 하직하고, 곧 강남(江南)으로 가서 배를 타고 귀국의 길에 올랐다.

한바다에 나왔을 때 채색 구름이 일고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공중에서

「천제(天帝)께서, 해동의 현광법사는 용궁에 들어가 범을 강설하여 용왕이 친히 법문을 증득하게 하라 하십니다.」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스님이 양손을 맞잡고 사양하는데, 청의(靑衣)입은 사람이 나타나서 길을 인도하였다.

이내 용궁에 들어가 보니 인간세계와는 같지 아니한데, 시위하고 있는 군사가 모두 어류(魚類)와 귀신들이었다.

스님이 보전(寶殿)에 올라 높은 대에 앉아서 법화경을 강설하고 묻는 대로 해설하기를 이레를 계속했다.

강설이 다 끝나자 용왕이 친히 나와서 전송해 주었다.

스님이 다시 배에 오르니 뱃사공이,

「배가 한나절을 꼼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했다.

현광스님은 마침내 웅천으로 돌아와, 옹산(翁山)에 이자를 짓고 머물러 있으니, 여러 스님들이 자주 왕래하여 절이 되었다.

남악(南岳)의 조당(祖堂)에는 28현성을 모셔 놓았는데 현광스님이 그 첫째로 모셔져 있다.

<現應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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