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스님이 용왕경을 읽고 비를 내리다
수(隨)나라 영은산 남천축사(南天竺寺)의 진관스님은 전당(錢塘) 사람으로 성이 범씨(范氏)였다. 어렸을 때부터 혓바닥이 자라 이상한 무늬가 생긴다든가, 좌우의 손바닥에 선인이란 글자가 새겨진다든가 하는 기아한 상이 많았고, 날마다 법화경을 한 권씩 독송하였다.
개황(開荒) 14년(서기 594)에 날씨가 몹시 가물어 모든 곡식이 타서 죽어가고 , 먹을 물조차 고갈되어 백성들이 큰 어려움을 당했다.
진관스님은 보다 못해 용왕을 청하여 용왕경(龍王經)을 읽었다.
겨우 서문을 마치자 단비가 전국에 고루 내려 온 백성이 기뻐 뛰면서,
「이 비는 영은산 신선 진관스님의 덕택이다.」
하였다.
그 후 진관스님은 남천축사를 지어 놓고 날마다 대중을 모아 법화경을 강설하고 부지런히 수행을 하였는데 세수를 할 때에는 땅에 떨어진 물방울로 낯을 적시어,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겼다.
<법화영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