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을 늘이고 나이를 기록해 받은 법랑스님
법랑(法郎)스님은 하북(河北) 무성(武城)사람이다.
팽성(彭城) 정도사(淨道寺)에 가서 사미스님이 되어 있을 때부터 법화경을 독송하기 시작하여 늙도록 멈추지 않았다. 개황(開皇) 13년(서기 593) 53살에 죽었는데, 이레 만에 염라대왕을 만났다.
왕의 앞에 여섯 도인(道人)이 있는데, 왕이 첫째번 스님에게,
「그대는 어떤 덕업(德業)이 있는고? 」
하고 물었다 스님이.
「예, 유마경(綠摩經)을 독송했습니다. 」
하고 대답하니까, 왕은
「남쪽으로 가 서 있으라.」
하고, 다시 둘쨋번 스님에게,
「그대는 어떤 행업(行業)이 있는고? 」
「저는 열반경(涅槃經) 10권을 독송했습니다. 」
하자, 왕이 역시 남쪽으로 가 서 있으라하고, 셋째번 스님에게,
「그대는 어떤 덕업이 있는고? 」
고 물으니
「저는 금광명경(金光明經)을 독송했습니다. 」
하자, 왕은 역시 남쪽에 가 서 있으라 하였다. 왕이 다시 네쨋번 스님에게 물으니,
「저는 열반경을 강설했습니다. 」
하니, 왕은
「서쪽으로 가 서 있으라.」
고 했다. 이번에는 다섯번째 스님에게 물으니, 스님은
「저는 십지론(十地論)을 강설했습니다. 」
하고 대답했다. 왕은 눈살을 찡그리고,
「북쪽에 가 서 있으라.」
하고, 여섯번째 스님에게도 물어보고 남쪽에 가 서 있으라 하였다.
왕이 이번에는 법랑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떤 행업이 있는고?」
「법화경을 독송했습니다.」
하고 스님이 대답하니까 왕이,
「동쪽에 가 서 있으라.」
하였다. 그러고 왕은 사람을 시켜 북쪽에 있는 사람은 지옥도(地獄這)로 데려가게 하고, 서쪽에 있는 사람은 축생도(畜生道)로 데려가게 하고, 남쪽에 있는 네 스님은 인도(人道)로 데려가게 한 다음, 법랑스님은천도(天道)로 데려가서 그 태어날 곳을 보게 하고, 나이를 85살로 늘려 집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스님은 천궁에서 돌아와 홀연 깨어났는데, 어깨 위에 85살이라는 붉은 글자가 은은히 나타나 보였다.
<홍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