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왕과 그물
석존(釋尊)께서 물고기 왕으로 태어난 때가 있었다. 이 어왕(漁王)은 항상 좌우에 많은 신하를 거느리고, 주종이 다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군소(群小)를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는 언제나 부처님의 길을 일동에게 가르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느 날, 일동은 불행하게도 어부의 그물에 걸려버렸다. 그들의 놀람과 혼란(混亂)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어왕은 그때 일동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절대로 겁내서는 안 된다. 항상 타일렀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그저 일심(一心)으로 부처님을 외우고, 우리 많은 생명들을 안온(安穩)케 해달라고 빌어라.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는 곧 우리를 구해주심이 틀림없다.』
일동은 이 말대로 일심으로 부처님을 외웠다. 어왕은 자기의 목을 진흙 속에 깊이 파묻고, 몸 전체의 힘을 꼬리에 주어 그물을 밀어 올렸다.
일동은 일제히 그 틈으로 피해 나와 목숨을 건졌다. 이 때문에 그물은 어왕의 덕에 크게 감사하여 전보다 한층 더 심복 했다는 얘기다.
<六度集經 第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