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왕의 수보

난타왕의 수보

어느때 난타왕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여러 가지 보배를 보고 생각했다.

「이 세상의 모든 보물을 내가 모아 가지고 가리라.」

이렇게 생각한 왕은 곧 사방에 방을 붙였다.

「누구고 보물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으면 높은 벼슬과 아름다운 애인을 주리라.」

사람들은 줄을 이어 들어 왔다.

몇날 며칠을 계속하고 보니 세상에 있는 모든 재물은 거의 다 들어 온 것 같았다.

그러나 깡그리 하나도 남겨 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왕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딸을 곱게 단장하여 창녀촌에 내어다 놓고 외쳤다.

「보물만 가지고 온다면 이 딸도 준다.」

소문은 소문을 물고 방방곡곡에 퍼졌다.

어떤 청년이 이 소식을 듣고 상사병이 났다. 자리에 누운 지 석 달이 지나도 일어날 기미가 없었다.

어머니가 물었다.

「약의 효과가 없는 병은 마음의 병이라 하는데 무슨 하고 싶은 것을 못한 일이 있느냐?」

「왕녀를 가지고 싶습니다.」

「세상에 보물이란 보물은 가락지 하나도 남은 것이 없이 임금님께서 다 거두어 갔다. 그런데 어떻게 네가 그 여인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저는 왕녀가 아니고서는 이 세상을 살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에 걱정을 거듭하다가 문득 생각한 바가 있었다.

「옳지, 너의 아버지가 죽을 때 입속에 금전 한 잎을 넣고 갔는데 그것을 찾으면 되겠다.」

어머니와 아들은 곧 아버지의 묘소로 가서 관을 꺼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금전을 꺼내 들고 임금님을 찾아갔다.

「너는 이 금전을 어디서 얻었느냐?」

「아버지께서 얻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보물은 이미 나에게 모여진 지 오래인데 너의 아버지는 어디 계시냐?」

「황천에 계십니다. 제가 황녀를 사모하여 모진 병에 들자 어머니께서 이런 꾀를 내셨습니다.」

「아,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로다. 내가 이렇게 보물을 모으는 것은 죽은 뒤 그것을 가지고 가고자 함이었는데 내 그대의 아버지를 보니 다 이것이 한갖 꿈속의 영화로구나―」

탄식한 왕은 곧 그 모든 재물을 꺼내어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고 왕녀는 그 청년과 결혼시켰다.

<大莊嚴論券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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