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사의 의지
『옛날 어떤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16세 소년으로부터 6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모두 전쟁에 나아가는데 어떤 노인이 젊은 아내를 거느리고 있다가 전쟁에 나아가게 되어 매우 근심하였다.
「지금 나라에서 징발이 되어 전쟁에 나아가게 되었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아무 걱정 마시고 잘 다녀오시오. 단지 나에겐 닷되들이 그릇에 양식을 담고 한발 한자 되는 북 하나 밖에 없으니 당신은 이것을 가지고 나가 싸우되 만일 잃게 된다면 나하고 살 생각은 마시오.」
하고 오승기(五升器)와 척자고(尺子鼓)를 각각 보따리에 싸 주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만일 이것을 잃으면 다시 그 여자와 상통할 길이 없음을 생각하고 오직 그것을 보호할 뿐 다른 생각이 없었다.
사람들이 적병에게 물리어 모두 도망치는데 오직 이 사람만이 머리에 북을 이고 등에 그 자루를 걸머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라 적병들은 놀래어 엎드려 한참동안 그의 행동만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동안에 아군이 대오를 정리하여 쏜살같이 물려와 전쟁은 아군의 승리로 옮겨지고 말았다.
대왕은 이 사실을 알고 크게 상찬하여 그와 자리를 같이 하니 세상에 그를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雜譬喩經>
이 설화는 당시 사실적으로 있던 것인데 부처님이 그 전쟁의 기구들을 지계에 비유하여 설명한 것이다. 5승기는 5계, 척자고는 10선, 애인은 불타, 적군은 원수, 생은 북에 각각 비유된 것이다.
그러므로 남편에게 두 가지 물건을 굳게 지켜 깨거나 잃지 않으면 나도 같이 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살지 못할 것이라 한 것은 법을 가져죽고 죽더라도 범하지 않으면 부처님과 함께 도의 집에 오름을 뜻한 것이고 이미 적군을 물리치고 다시 상을 받은 것은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현실에서는 원수의 행패가 사라지고 후세에서는 저절로 천당에서 복을 받는 데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