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파멸
(91)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은 사아밧티이(舍衛城)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는 장자의 동산(祗樹給孤獨園 = 祗園精舍)에 계시었다. 그 때 용모가 아름다운 한 신이 밤중이 지났을 무렵,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면서 스승께 가까이 왔다. 그러더니 스승께 절하고 한쪽에 서서 시로써 호소하는 것이었다.
“저희는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오타마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92) 스승은 대답했다. “번영하는 사람도 알아 보기 쉽고, 파멸도 알아 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번영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망한다.”
(9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4) “나쁜 사람들을 사랑하고 착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즐기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둘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세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6) “잠자는 버릇이 있고, 교제의 버릇이 있고, 분발해서 정진하지 않고 게으르며, 걸핏하면 화 잘 내는 것으로 이름난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세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네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8) “자기는 풍족하게 살고 있으면서 늙어 쇠약한 부모는 돌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네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다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0) “바라문이나 사문, 혹은 다른 걸식하는 이를 거짓말로 속인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다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2) “엄청나게 많은 재물과 황금과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이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는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일곱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4)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가문을 자랑하면서 자기네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덟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6)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족족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아홉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8)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와 놀아나고, 남의 아내와 어울린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0)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룩한 유방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인하여 그녀를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한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2)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 일의 실권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 한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두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4) “크샤트리야(武士)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5) 세상에는 이러한 파멸이 있다는 것을 잘 살펴서, 성현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