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여종이 염소와 싸운 인연
옛날 어떤 여종이 있었다.
그는 성질이 얌전하고 청렴하여 항상 주인을 위하여 보리와 콩을 관리하였다.
그 때 그 집에 있는 숫양이 빈 틈을 엿보아 보리와 콩을 먹어 한말 쯤이나 축을 내었다. 그래서 주인에게 꾸중을 들었다.
그는 주인이 자기를 믿지 않는 것은 모두 저 양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문에 그는 양을 미워하여 막대기로 양을 쳤다. 그러면 양도 성을 내어 그 여종을 들이받았다. 이렇게 하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느 날 여종은 빈 손에 불을 가지고 있었다. 양은 그 손에 막대기가 없는 것을 보고, 곧 쫓아와 여종을 들이받았다. 여종은 황급하여 가졌던 불을 양 잔등에 던졌다. 양은 뜨거움을 못 견뎌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래서 그 불은 마을 사람들을 태우고 또 산과 들에까지 번져 갔다.
그 때 그 산에는 5백 마리 원숭이가 있었는데, 불어오는 불길을 피할 수가 없어 한꺼번에 타 죽고 말았다.
여러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성내어 서로 싸우는
그 사이에는 머물지 말라.
숫양과 여종이 싸우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과 원숭이가 죽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