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큰 거북의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제바달다는 항상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해치려 하여,
활을 잘 쏘는 바라문을 사서 화살을 가지고 부처님께 나아가 활을 당겨
부처님을 쏘게 하였다.
그러나 그 쏜 화살은 모두 구물두꽃[拘物頭華]·분타리꽃[分陀利華]·파두마꽃[波頭摩華]·우발라꽃[優鉢羅華]으로 변하였다.
5백 명 바라문들은 이 신변을 보고 모두 두려워하여, 곧 화살을 버리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그들은 모두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그리고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저희들이 집을 떠나 도 배우는 것을 허락하소서.”
부처님께서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하시자, 그들의 수염과 머리는 저절로 떨어지고 법옷[法衣]은 몸에 입혀졌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거듭 설법하시어 그들은 모두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그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신력은 참으로 희유하나이다. 제바달다는 언제나 부처님을 해치려 하지마는 부처님께서 항상 큰 인자한 마음을 내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옛날 바라내국에 한 우두머리 상인이 있어 이름을 불식은(不識恩)이라 하였다. 그는 5백 명 상인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어 보물을 가지고 돌아오다가 물 굽이치는 곳에 이르러, 물에 사는 나찰을 만났는데, 그들이 배를 붙들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여러 상인들은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여 모두 외쳤다.
‘천신·지신과 일월의 여러 신들이여, 누구나 우리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우리의 액난을 구제하여 주소서.’
그 때 등 너비가 1리나 되는 어떤 큰 거북이 그들을 가엾이 여겨 배가 있는 곳으로 와서 여러 사람들을 등에 업고 곧 바다를 건너게 하였다.
그 때 거북이 잠시 잠이 들자 불식은은 큰 돌로 거북의 머리를 때려 죽이려 하였다. 여러 상인들이 말하였다.
‘우리는 거북의 은혜를 입고 어려움에서 벗어나 살게 되었는데, 그를 죽이는 것은 옳지 못하고 또 은혜를 모르는 일입니다.’
불식은은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굶주림이 급하다. 누가 그의 은혜를 묻겠는가?’
이렇게 말하고, 곧 거북을 죽여 그 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그 날 밤중에 큰 코끼리 떼가 와서 그들을 밟아 죽였다.
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큰 거북은 바로 지금의 이 내 몸이요, 그 때의 그 불식은은 바로 지금의 저 제바달다이며, 그 때의 그 5백 명 상인들은 바로 저 집을 나와 도를 얻은 5백 명 아라한이다.
나는 과거에도 그의 액난을 구해 주었지만 지금도 그의 생사의 근심을 제거해 주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