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 흰 거위왕의 인연

032. 흰 거위왕의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 제바달다는 산을 밀어 부처님을 눌러 죽이려 하였고, 호재(護財)라는 코끼리를 놓아 부처님을 밟아 죽이게 하려 하였으므로 그 나쁜 이름이 세상에 흘러 퍼졌다.

제바달다는 여러 사람 앞에서는 부처님을 향해 참회하고 부처님 발을 불어 드리지마는 여러 사람이 없을 때에는 비구들 가운데서 나쁜 말로 부처님을 욕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였다.

“제바달다는 부처님을 향해 참회하고 마음이 아주 유순한데, 까닭없이 나쁜 이름이 흘러 퍼지게 되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바달다는 매우 아첨하고 거짓이 많습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공손하게 부처님을 대하고 그윽한 곳에서는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꾸짖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옛날 어떤 연못에 많은 물새가 거기 살았었다. 그 때 어떤 황새가 그 못에 살면서 천천히 걷다가 한 쪽 다리를 들고 있었다. 여러 새들은 모두 말하였다.

‘이 새는 행실이 착하고 위의가 행실에 맞아 물에 사는 짐승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 때 흰 거위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다리를 들고 천천히 걸으며

음성은 아주 부드럽고 연하여서

세상을 속이고 미혹하지만

누가 그의 아첨과 거짓을 모르리.

황새가 말하였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이리 와서 우리 서로 친하게 지내자.’

흰 거위가 대답하였다.

‘나는 너의 아첨과 거짓을 안다.’

그리하여 끝내 친하지 않았느니라.

너희들은 알고 싶은가? 그 때의 그 거위의 왕은 바로 지금 이 내 몸이요,

그 황새는 바로 지금의 저 제바달다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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