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타표(駝驃) 비구가 비방을 받은 인연
“옛날 타표(駝驃)라는 비구가 있었다. 그는 큰 역사의 힘이 있었고, 출가하여 부지런히 공부하여 아라한이 되어 위엄과 덕을 두루 갖추었으며, 항상 절 일을 맡아 보면서 다섯 손가락에서는 광명을 내었다. 그리하여 여러 스님들에게 갖가지 깔개를 마련하여 주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일 잘하기 제일[營事第一]’이라고 말씀하셨다.
미다(彌多) 비구는 복덕이 엷어 모임이 있을 때마다 음식이 나쁘자 그는 도리어 성을 내어 말하였다.
‘저 타표가 절 일을 맡아 보는 동안 좋은 음식 먹기는 다 글렀으니 무슨 방법을 써야 하겠다.’
미다에게는 비구니가 된 누이가 있었다. 그는 누이에게 가서 서로 의논하고, 세 번이나 타표를 모함하였다.
타표는 그것이 싫어져 허공에 올라 열여덟 가지 신변(神變)을 보이고, 불꽃 삼매에 들어 허공 위에서 불꽃처럼 사라져 시체마저 없어졌다.
비방과 탐욕과 질투는 성현들까지도 죽게 하거늘, 하물며 범부이겠느냐?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비방을 삼가고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야 하느니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타표 비구는 무슨 인연으로 비방을 받으며, 무슨 인연으로 큰 힘을 가졌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아라한이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이던 지난 세상에 가섭이라는 부처님이 있었다. 그 때 그 부처님의 법 안에 어떤 젊은 비구가 있었는데, 얼굴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아름다웠다.
그 젊은 비구가 걸식하고 돌아갈 때에, 어떤 젊은 여자가 아름다운 그 얼굴에 반하여, 그 비구를 바라보면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 때 타표 비구는 음식 감독으로 있었는데, 마침 그 여자가 그 비구를 따르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을 보고 비방하여 말하였다.
‘저 여자는 틀림없이 저 비구와 정을 통하고 있는 사이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는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고, 오늘까지도 그 남은 재앙이 다하지 않아 비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과거 가섭부처님 때 집을 떠나 도를 배웠기 때문에 이제 아라한이 되었으며, 또 과거에 절 일을 맡고 있을 때 쌀과 국수를 실은 나귀를 진창에서 끌어 내었기 때문에, 그 인연으로 큰 역사의 힘을 얻게 되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