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눈병이 무서워 눈을 없애 버린 사람
옛날 어떤 여자가 심한 눈병을 앓고 있었다. 그와 친한 어떤 여자가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눈병을 앓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눈이 있으므로 눈병을 앓는다.”
그 여자는 다시 말하였다.
“눈이 있으면 반드시 눈병을 앓는 법이다. 그렇다면 비록 아직은 눈병을 앓지 않지만 나는 내 눈을 도려내고자 한다. 나중에 눈병을 앓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옆 사람이 말하였다.
“눈이 있으면 눈병을 앓을 수도 있고 앓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눈이 없으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언제나 앓을 것이다.”
어리석은 범부도 그와 같다.
‘부귀란 쇠하고 걱정되는 것이니 보시하지 않으면 뒤에 그 갚음을 받을까 두려워한다’는 말을 듣고, 재물이 넘쳐흘러 거듭 고통을 받는다.
그 때에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한다.
“만일 네가 보시하지 않으면 빈궁하여 크게 괴로울 것이다.”
그것은 마치 여자가 눈병을 걱정하여 그 눈을 도려내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