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털 한 줌을 놓고 다툰 어린 아이
옛날 어떤 두 아이가 강에 들어가 놀다가 물밑에서 털 한 줌을 얻었다.
한 아이가 말했다.
“이것은 선인(仙人)의 수염이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말했다.
“이것은 큰곰의 털이다.”
그때 그 강가에 어떤 선인(仙人)이 살고 있었다.
이 두 아이는 서로 다투다가 할 수 없이 그 선인에게 가서 의심나는 것을 판결해 달라고 하였다.
선인은 곧 쌀과 깨를 입에 넣고 씹다가 손바닥에 뱉어 놓고 아이들에게 말하였다.
“내 손바닥에 있는 것은 공작의 똥과 같다.”
이처럼 남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선인을 사람들은 모두 비웃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다.
설법할 때에도 쓸데없는 것은 모두 설명하면서 바른 이치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 선인이 묻는 것에는 대답하지 않고 깨를 씹어 뱉는 것과 같다.
근거 없는 빈말도 또한 그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