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16. 사탕수수를 망친 사람

16. 사탕수수를 망친 사람

옛날 두 사람이 사탕수수를 심으면서 서로 맹세하였다.

“좋은 종자를 심은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좋지 못한 종자를 심은 사람에게는 무거운 벌을 주자.”

그 때 그 중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탕수수는 아주 달다. 만일 즙을 짜서 그 나무에 다시 주면 그 맛은 다른 것보다 뛰어날 것이다.’ 그리하여 곧 사탕수수를 눌러 그 즙을 짜서 나무에 쏟고는 맛이 좋아지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도리어 그 종자만 못 쓰게 되고 많은 사탕수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재물과 권력을 위해 힘을 다하고, 세력을 빙자하여 백성들을 협박하고 재물을 빼앗는다. 그리하여 그것으로 복의 근본을 지어 놓고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그것은 마치 사탕수수를 짜서 이것저것 모두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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