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만경 05.09.열반은 하나의 맛[一味]이다

열반은 하나의 맛[一味]이다

“누구라도 모든 괴로움을 알고 모든 괴로움을 일으키는 집착을 끊으며 모든 괴로움의 소멸을 증득하고 모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닦는다면, 무상하게 부서지는 세간, 무상하게 병든 세간에서 항상 머무르는 열반을 얻을 것이며, 보호해 주는 이 없는 세간, 의지할 이 없는 세간에서 보호해 주는 이가 되고 의지할 이가 될 것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법에는 뛰어남과 열등함이 없기 때문에 열반을 얻으며, 지혜가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으며, 해탈이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으며, 청정이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열반은 하나의 맛[一味]이고 같은 맛[等味]이니, 이른바 해탈의 맛[解脫味]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무명의 잠재적 번뇌를 끊지 못하고 다 마치지 못한 사람은 하나의 맛, 같은 맛 -이른바 지혜의 맛, 해탈의 맛 -을 얻지 못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무명의 잠재적 번뇌를 끊지 못하고 다 마치지 못한 사람은 갠지스 강의 모래알보다도 더 많은 마땅히 끊어야 할 법을 다 끊지 못했으며 갠지스 강의 모래알보다도 더 많은 법을 마땅히 얻어야 하는데도 얻지 못하고 마땅히 깨달아야 하는데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명의 잠재적 번뇌가 쌓여서 모든 수도(修道)를 통해서 끊어야 할 번뇌와 부수적 번뇌를 낳으며, 그것은 마음을 장애 하는 번뇌, 지(止)를 장애 하는 번뇌, 관찰[觀]을 장애 하는 번뇌, 선정을 장애 하는 번뇌, 삼매[正受]를 장애 하는 번뇌, 방편을 장애 하는 번뇌, 지혜를 장애 하는 번뇌, 과보를 장애 하는 번뇌, 얻음을 장애 하는 번뇌, 힘[力]을 장애 하는 번뇌, 두려움 없음을 장애 하는 부수적 번뇌 등을 낳습니다. 이와 같이 갠지스 강의 모래알보다도 더 많은 부수적 번뇌는 여래의 보리, 지혜가 끊어야 할 바이니, 그 모든 것은 모두 무명의 잠재적 번뇌가 지은 바입니다. 모든 부수적 번뇌가 일어나는 것은 모두 무명의 잠재적 번뇌를 원인으로 하고 무명의 잠재적 번뇌를 조건으로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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