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선덕왕 때의 스님. 약간의 신통이 있었다. 김유신의 친척 수부(秀夫)가 병났을 적에 스님이 찾아 갔다가 유신이 보낸 어떤 기사를 보고 업신여기며 “당신이 무슨 기술이 있길래 남의 병을 고치려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거사는 “김공(金公)의 명으로 할 수 없이 왔다”고 대답하였다. 스님이 자신의 신통을 자랑하고자 향로를 받들고 주문을 외우니, 5색 구름이 정수리 위에 서리고, 하늘 꽃이 흩어져 떨어졌다. 이 광경을 본 거사는 “화상의 신통은 매우 신기하지만 내 재주도 좀 보아주시오”라고 말하며, 스님을 앞에 세우고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지르니 스님은 물구나무선 모습으로 공중으로 한길 쯤이나 올랐다가 천천히 내려왔다. 그리하여 머리를 땅에 대고 거꾸로 서서 말뚝을 박은 듯 움직이지 못하였다. 거사는 그냥 가버리고 스님은 물구나무서기로 땅에 꽂힌채 밤을 지새고 난 후에야 이튿날 수부가 유신에게 말하고 거사를 청하여 스님을 구하여 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