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감연기 (業感緣起)

세계에 있어서 일체의 만상은 다 우리들의 업에 의하여 생긴다는 도리. 이는 불교의 원시적 실천상의 근본 교리로 대개 소승에서 주장하는 『구사론(俱舍論)』 · 『바사론(婆沙論)』 등에서 말한 것. 불교에서는 처음부터 중생과 세계는 중생들 제각기의 업력에 의하여 생겨지는 것이라 하므로, 마음의 자유 · 부자유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음. 우리들은 각기 뜻을 결정하고, 그 결정을 동작과 말로 발표하여 업력이 되고 업력에 의하여 잠재세력도 되는 것이니, 이들의 세력은 없어지지 않고 반드시 그 결과를 불러온다고 함. 그리하여 인생이나 세계가 모두 이 업이 결과라 함. 인생과 세계가 천차만별임에 따라 업도 차별이 없지 않음. 여기에 미(迷)의 세계와 오(悟)의 세계가 있음. 업감연기는 흔히 미의 세계를 설명하는 것임. 중생에게는 6취의 차별이 있어, 다 각각 주체인 중생과 중생이 의지하여 사는 국토가 있는데, 사람으로 말하면 몸과 세계임. 그런데 중생의 몸인 정보(正報)는 부모가 종극(終極)의 원인이 아니고 전세에서 자기가 뿌린 업력(業力)의 종자에 의하여 지금 이 과보를 받은 것임. 그 순서는 사유(死有) · 중유(中有) · 생유(生有) · 본유(本有)의 차례로서 끝없는 옛적부터 번뇌로 업을 짓고, 업에 의하여 윤회 전생(輪廻轉生)하며 그치지 못하는 것임. 또 우리의 몸과 마음이 전세의 업에 의하여 좌우될 뿐 아니라, 국토도 물질의 원소들을 모으고 흩고 하여 세계를 이룩하는 것도 업력에 의한 것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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