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 발원(發願)
세존이시여.
한해가 저물어가는 길녘에서 이제 우리의 삶도 한 고개를 넘고 있음을 생각하옵니다.
돌이켜 보면, 한 때는 보람과 기쁨이 더러는 희한과 쓰라림이 우리의 마음속에 일렁이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끄러움과 민망함을 옷깃에 담은 채 한 해의 노을을 지켜보게 되었나이다.
어버이 같은 세존이시여.
그래도 고통은 조금이었고 슬픔은 흘러가 버린 물결인 양 수그러들었나니
그러한 지경도 모두 당산의 가피였습니다.
크나 큰 지혜 내려 주시어 그 말씀 이천 오백년 항하사수의 생명의 숨결 되시고
사막 지나 강 지나 바다 건너 산 넘고,이 처럼 우리 가슴 적셔주시고
이 처럼 우리 인연의 맺음새 도타웁고 이 땅의 생명 됨이 따사롭고
이 처럼 합장 정례함이 자랑스럽나이다.
바라옵건데 세존이시여.
이제 이 밤이 지나면 우리 가슴 속에 감사의 마음을 크게 ! 일으키시어
보다 작은 것에도 하잘 것 없는 결과에도어린 이웃에게도 자주 합장하옵는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옵소서.
편견과 독단은 배암처럼 멀리하고 자신만의 안락은 종이배처럼 띄워 보내고
되풀이 되는 허물이 없도록 보다 탄탄한 믿음의 끈으로 맺어 주옵소서.
그리하여 천 개의 손인 양, 천 개의 눈인 양 어려움에 처하여 고달파하는 이에게
우리가 필요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자랑스러움이 그들의 고개가 끄덕이게 하옵소서.
끝내 우리와 그들이 한 가지 향을 사루게 하옵소서.
새로운 날에는 스쳐가는 이의 가벼운 미소에서도 당신의 미소인 양 감사해 하고
그 사람들의 가벼운 한숨에도 보살의 눈을 뜨게 하옵기를 바라는 마음 깊사와
이제 한 해를 매듭지으며 우러러 발원하나이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