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고래세시경 (佛說古來世時經)

1권. K-670, T-44. 번역자 미상. 동진(東晋)시대(317-420)에 번역되었다.

줄여서 『세시경』이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 바라나국(波羅奈國)의 선인(仙人) 사슴 동산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비구들이 강당에 모여 장자가 깨끗한 계를 지니고 비구에게 공양한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하여 서로 논의하고 있었는데, 그때 아나율이 장자의 공덕은 참으로 큰 것이라고 답하면서 자신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거에 바라나국에 크게 흉년이 들어 모든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아나율은 풀을 팔아 연명하고 있었다.

그때 탁발 나온 화리(和里)라는 연각(緣覺)을 만나게 되어 자신의 아침밥을 공양하였는데, 그 공덕으로 아나율은 하늘에 일곱 번 태어나게 되었으며, 그때마다 모든 하늘의 왕이 되는 복을 받다가 마침내 이번 생에서는 사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아나율의 이야기를 신통력으로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들에게 여래께서 설하시는 미래의 일들에 대해 설법하신다.

즉 미래 세상에 사람들의 수명이 8만 세에 이를 때 염부제(閻浮提)는 사람들로 번성하고 오곡이 풍성할 것이다.

이때 가(軻)라는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는데, 그는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모든 것을 중생에게 보시하고 사문과 도인과 가난한 자에게 공양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보시한 뒤에는 왕의 지위도 버리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될 것이라고 부처님이 설하신다.

이때 한 비구가 일어나 장차 가왕(軻王)이 되겠다는 서원을 세우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미래 세상에 가왕이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하신다.

그때 미륵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차 여래가 되어 지금의 부처님과 같이 천상과 천하를 교화하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부처님께서는 금실로 짠 옷을 미륵에게 주시면서 이 옷을 대중에게 보시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구제할 것을 당부하신다.

이때 악마 파순(波旬)이 부처님의 미래 세상에 대한 설법을 방해하고자 나타난다.

부처님께서는 그런 파순에게 법을 설하시고, 설법을 들은 파순은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춘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아나율이 나오는 경의 전반부는 남전(南傳)과 북전(北傳)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고, 후반부는 미륵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기원 전후의 시기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역본으로는 『중아함경(中阿含經)』의 제66 『설본경(說本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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