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스님-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허우적대지 말고 물에 빠진 김에 진주조개를 주워보세요.
어차피 장가 간 김에, 어차피 자식 낳은 김에, 어차피 부도난 김에, 어차피 암에 걸린 김에, 어차피 늙은 김에 괴로워하지 말고 깨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늙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 병이 났을 때만 할 수 있는 일, 이혼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 배신당했을 때만 깨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원효는 해골바가지 물을 마시고 토했을 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원효가 해골바가지 물을 마시고 토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면서 왜 못 깨치느냐 물으면 “아직 해골바가지 물을 못 마셨어요.
요새는 무덤이 없잖아요.
무덤이 있으면 저도 들어갈래요.” 이럽니다.
이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깨달음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일어나는 곳마다 거기에 있어요.
그것을 알아차리느냐 못 알아차리느냐에 따라서 세세생생 육도를 윤회하며 헤맬 수도 있고 단박에 깨달아 해탈할 수도 있습니다.
– 지금 여기 깨어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