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연, 나쁜 인연
-법륜스님-
여기 콩이 한 알 있다.
이 콩이 책상 위나 모래밭에 떨어지면 싹을 틔우기가 어렵지만, 기름진 밭에 떨어지면 싹이 잘 틀 것이다.
이렇게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만날 때 잘 만나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욕심으로 눈이 어두워진 중생의 눈에는 기름진 밭은 더러워 보이고 거름없이 잘 다듬어진 모래밭은 깨끗하고 좋아보여 애초에 씨앗을 잘못 뿌리는 경우가 많다.
마치 쥐가 색깔 좋고 냄새 좋은 쥐약 넣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처럼 우리 중생 사는 모습이 그렇다.
외모다 재물이다 권세다 명예다 그렇게 온갖 것에 욕심을 내어 그 욕심 따라 살아간다.
이렇듯 좋은 인연을 못 맺는 건 욕심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맺는 관계 중 가장 이기적으로 맺어지는 관계가 부부관계다.
친구는 의리를 보고 사귀고, 사업 동업자를 고를 때는 신용으로 따지는데, 결혼할 때에는 이해타산의 명세서가 수도 없이 많아진다.
그렇게 욕심과 이기심으로 온갖 것을 챙기면서 결혼하니 좋은 인연을 만나기 힘들다.
또 이렇게 엄청난 이해관계와 기대를 갖고 만나니 조금만 어긋나도 악연이 되기 싶다.
행복하려고 결혼했는데 결혼이 도리어 고통과 재앙의 근본이 된다.
그러니 결혼하려면 욕심을 버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수행부터 해야 된다.
수행해서 안목이 열려야 한다.
그렇다면 이미 지어진 인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콩이 자갈밭에 떨어졌으면 왜 하필 여기 떨어졌냐고 한탄만 하고 있으면 될까? 물론 아니다.
어떤 밭에 떨어졌든 우선 싹을 틔워야 한다.
만난 인연을 풀어가야 된다.
나쁜 인연이면 좋게 풀고, 좋은 인연이면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
나쁜 인연이면 ‘안 되겠구나.
이걸 포기하고 저쪽으로 가야겠다.’ 해서는 안된다.
어차피 넘어가야 될 길이다.
행복과 자유를 얻으려면 나쁜 인연이든 좋은 인연이든 양쪽을 다 풀어야 한다.
특히 나쁜 인연을 빨리 풀면 빨리 풀수록 깨달음의 길이 가까워진다.
세상살이에는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이 따로 있는 것 같지만, 깨달음의 길에는 좋고 나쁜 인연이 없다.
이왕 만난 인연은 좋든 나쁘든 그 인연을 좆아 살아가야 한다.
그러면서 그 인연을 좋게 풀어야 한다.
인연을 지을 때에는 좋은 인연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미 맺은 인연에 대해서는 좋네 나쁘네 분별하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잘 풀어야 한다.
–
사람의 인연은 본인이 만드는것이지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처음도좋고 끝은 더 좋은인연.이런인연이 정말 좋은인연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