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불황 어떻게 극복할까요

불황 어떻게 극복할까요?

-법륜스님-

살림살이가 어려운 건 원하는게 많기 때문 얼마를 버느냐 보다 작은 것에도 만족해야 문 맞벌이를 하는데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가 않고 늘 살기가 빠듯합니다.

– 답 백 년이나 천 년 전 생산력의 수준이 지금과 비할 수 없이 낮았던 시절에도, 삼십 년 전쯤 국민소득이 1000불이 채 되지 않았을 때도, 우리는 나름대로 잘 살았습니다.

경제적 상황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보다,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더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맞벌이를 하는 데에도 집안 살림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지출이 늘어났거나 원하는 살림살이가 너무 높거나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가 집에서 살림을 할 때, 남편은 아내에게 이런저런 잔심부름까지 시키며 큰소리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남녀 성역할의 차이라기보다 남자가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편은 가족과 아내에게 돈을 벌어다 주면서 거기에 부합되는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고, 아내는 또 나름대로 그런 남편에게 맞추어 서비스를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명예퇴직을 하거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아내가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남편이 돈을 벌어오면서 그 대가로 서비스를 요구했듯이, 아내 입장에서도 돈을 벌어다 주지 않는 남편에게 예전과 같은 서비스를 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이것 또한 당연한 심리입니다.

하지만 남편이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서비스를 아내에게 계속 요구하는 것은 살아온 습관 때문인데, 아내가 거절하면 남편은 이전보다 더 화를 내며 신경질을 부립니다.

자신이 돈을 벌지 못하니까 아내까지 자기를 무시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 아내가 번 돈으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하고 의기소침해지다 보면, 본때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허황한 꼬임에 빠져들 기가 쉽습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자신이 고생한 것을 아내는 몰라주고 지금 돈 못 번다고 구박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아내가 자신을 남편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돈 버는 기계로만 여겨 돈 버는 것 이외에는 어떤 가치도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 같아 큰 실망을 느끼게 됩니다.

자연히 인생에 대한 어떤 보람이나 신뢰도 사라지고, 그래서 허황된 유혹과 술에 빠져 인생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편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려면 나는 당신만 믿고 산다는 그 마음을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하나를 벌어다 주면 하나를 먹고 둘을 벌어다 주면 둘을 먹고, 집을 줄여서 전세에 살아도 좋고 더 줄여 월세로 가도 좋다고 여기고 남편에게 모든 것을 맡기십시오.

그러면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주는 아내의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남편은 오히려 더욱 힘을 내어 살아가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니, 자연히 사업도 잘 되고 사람도 모이고 세속적인 복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더 이상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가장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남편은 지난 세월 동안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 테니 이제부터는 자신이 가장이 되어 산다는 생각을 가지면 됩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저축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두 사람이 열심히 벌어서 가족들이 먹고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는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