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불행해서 불행한 게 아니다

불행해서 불행한 게 아니다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어렸을 때 집이 하도 가난해서 다른 집으로 밥 한 끼라도 먹게 하려고 보낸 집에서 좀 심하게 학대를 받았거든요.

두들겨 맞으면서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나?’ 고통을 당하면서 나름대로 그걸 이해하지 않으면 죽을 거 같더라구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 ▒ 답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 ‘야, 한 대 때리고 밥은 주네~’ (대중들 폭소) 다른 집은 안 때리지만 밥도 안 주잖아? (그렇게 이해는 안 했지만 나름대로는 이해를 했는데..

그런데 아버님이..

다리를 자꾸 다치셔서 스무 번을 계속 부러지시는 거예요.

병원비도 만만치 않지만 어떻게든 아버님을 돕고 싶은데..

다리가 부러질 때마다 그냥 멍~하니 계시고 좌절을 느끼시고..

연세가 높아질수록 마음이 황폐해져가는 아버님을 뵈면서..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어요.

자기 문제예요.

아버지 문제가 아니고..

아버지는 잘 살고 있어요.

골골 하면서 그냥 사는 건데, 자기가 보기에 안돼 하는 거지.

내가 걱정한다고 아버지 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그렇게 인상쓰고 있으면 아버지는 더 힘들지.

가을에 낙엽 떨어지는 거 보고 ‘슬프다~’ 하면 그 슬픈 게 낙엽 문제야 사람 문제야? (사람 문제죠) 그럼 아버지 보고 그러는 건 아버지 문제야 내 문제야? (제 문제네요) 스무 번 부러졌다는 건 스무 번 고쳤다는 말이잖아요? 좋은 시대 태어났으니까 스무 번이나 고쳤지, 옛날에 태어났으면 어림도 없어요.

스무 번 부러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무 번 고칠 수 있었다고 생각해봐요.

똑같은 일인데..

(그것도 아버지 업(業)이라고 하면..

그 업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그건 다리가 약해서 그래.

(대중들 웃음) 다리 뼈가 약해서 체중을 못 이겨서 그런 거고..

부러지면 고치면 되는 겁니다.

심각하게 물어보는데 왜 내가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냐 하면..

이미 엎질러진 물, 이미 일어난 일은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죽은 것마저도..

잘 죽었다..

어렸을 때 일도, 구박이 10이라면 키워준 건 100이에요.

그렇게 고맙게 생각하면 치유가 되지만, 상처로 간직하면 평생 짐이 됩니다.

아버지 다리도 열 번 부러지면, 거기에다 자꾸 징크스를 갖다 붙이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

골격이 약해서 그런 건데..

사실 20번 다쳤다는 건 크게 다쳤다는 겁니까 조금 다쳤는 겁니까? 제가 감옥에 갔을 때, 한 방에 있던 사람이 전과 16범이었어요.

나이도 많지 않은데..

그래서 굉장히 쫄았었는데 알고보니 진짜 보통사람, 좀도둑이야..

왜 그럴까? 뭐 살인이나 그렇게 엄청난 죄를 저질렀으면 16범이 될 수 없어요.

1범이나 2범이 끝이지.

다리가 진짜 팍 부러졌으면 두 번 부러질 일이 있나 없나? 없어..

20번 부러졌다니까 그건 쬐끔씩 다쳤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다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땐 어디 가 봐야 하냐 하면, 장애자 모임 같은 데 가 보면 해소가 돼요.

다리가 부러져 고치기는커녕 다리가 없어서 의족한 사람들도 많아..

사람 심리가 어떠냐 하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가 굴러서 팔이 딱 부러졌으면 재수가 있어요 없어요? 재수 없지? 그런데 주위를 삭 돌아보니까 다 죽었어.

다 죽고 나만 살았어.

그럼 재수 있어 없어? 재수가 억수로 좋은 거야.

그런데 주위를 삭 돌아보니까 아무도 안 다쳤어.

그럼 어때요? 재수 없지..

그러니까 팔 부러진 일, 다리 부러진 일은 재수 있는 일도 아니고 재수 없는 일도 아니다..

그것이 주위와 비교해서 어떻게 인식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재수 있다 없다는 우리 인식의 문제예요.

팔 부러진 일, 다리 부러진 일은 재수 있는 일도 아니고 재수 없는 일도 아니다..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다..

이걸 공(空)이라고 그래요.

그런데 여러분은 항상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재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항상 불행한 거예요.

스님은? 가능하면 ‘재수 있는’ 쪽으로 생각해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래요.

계단 내려가다가 한쪽 다리를 다치면 여러분은 다친 다리를 가지고 ‘아이고 재수 없어’ 이래요.

저는 안 부러진 다리를 붙들고 ‘아이고 요건 안 부러졌네 ~’ (대중들 웃음) 사실 두 다리 다 부러졌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 이렇게 이미 일어난 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똑같은 상황인데도 항상 희망이 생깁니다.

여러분이 불행한 것은 불행해서 불행한 게 아니고 사물을 항상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불행한 거예요.

부정적으로 보는 까르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까르마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연습이라고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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