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절에 가는가? 왜 교회에 가는가?
-법정스님-
절이 생기기 전에 먼저 수행이 있었습니다.
절이 생기고 나서 수행이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절이 생기기 전에 수행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절이나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니지 마십시오.
절에 다닌 지10년, 20년 되었다는 신도들을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절이나 교회에 다니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들은 절의 재정에는 보탬이 될지 모르지만 각자의 신앙생활의 알맹이에는 소홀합니다.
절이나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니면 안 됩니다.
습관적으로 다니니까 극단주의자들이 “종교는 마약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왜 절에 가는가? 왜 교회에 가는가? 그때그때 스스로 물어서 어떤 의지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삶이 개선됩니다.
삶을 개선하지 않고 종교적인 행사에만 참여한다고 해서 신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명심하십시오.
무엇 때문에 내가 절에 나가는가, 무엇 때문에 내가 교회에 나가는가 그때그때 냉엄하게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적인 타성에 젖어서 신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어리석은 짓을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서 살아야 합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부처님이 “나만 믿고 살라.” 같은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 그 밖의 것은 다 허상입니다.
여기에 불교의 참 면목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다 허상입니다.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
의지하고 기댈 것은 자기 자신과 진리밖에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 법정 스님(2009년 4월 19일 봄 정기법회) (자신과 진리에 의지해 꽃을 피우라) 말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