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마음이 도입니다
-월호스님-
평상심이 道(도)라는 말처럼 안심을 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더 이상 멀리 찾을 것도 없으며, 애써 완벽해지고자 노력할 필요도 없이, 다만 자신의 평상시의 마음 그대로를 유지해 나가기만 하면 될 따름이니 말입니다.
평상심이란 평상시의 마음을 뜻합니다.
평상시의 마음은 시비분별을 떠나 있습니다.
비록 시시각각으로 우리의 마음이 안팎의 좋아하고 싫어하는 대상(逆順境界)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듯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래도 어디까지나 평온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항상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순간순간 평상심이 깨어지거나 흔들림으로써 마치 이런 흔들림이 지속적인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예컨대 잠자는 동안 꿈을 서너 가지만 꾸어도, 깨고 나면 밤새도록 꿈만 꾼 것처럼 생각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각각 고정된 모습을 담고 있는 영사기의 필름을 빠르게 돌리면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평상심은 무수한 분별심 가운데서도 항상 의연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는 닦는데 속하지 않는 것입니다.
닦아서 체득한다면 닦아서 이루어졌으니 다시 부서질 것이며, 닦지 않는다고 하면 그냥 범부일 뿐입니다.
상식적으로 사람들은 수행이라는 원인을 통해서 깨달음이라는 결과를 얻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고정관념에 불과한 것이지요.
자성, 즉 우리의 평상심에는 이미 모든 것이 완벽히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에 입각한 수행이란 결코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완성된 상태를 지키고 마음껏 써 나가면 될 뿐입니다.
이것은 구름만 걷히면 그대로 맑은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다고 해서 하늘에 흠이 나거나 이지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선이라고 해서 취하고 악이라고 해서 버린다거나, 공을 관찰해 선정에 들어간다거나 하는 것은 공연히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흰구름이든 먹구름이든 구름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 평상시의 상태가 바로 도(道)인 것입니다.
이 세상은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시비분별을 마음속에서 거두어 낼 때 당신의 삶은 날마다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