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이 위해 기도하고 싶어요 *** 내용만 바뀐 기도 번뇌만 일으켜 잘못된 생각 살피는 습관 가져야 기도를 하면서 제가 바라는 것만 원했는데 스님 법문을 들은 뒤로 잘못됐음을 알았습니다.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이 많이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원망하지 않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인 아이가 어릴 때 큰 수술을 받은 뒤로도 자주 아파 몇 번의 수술을 더 했습 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이것저것 위험해 보이는 걸 못 하게 금지했던 게 많습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아이를 위해서도 기도 하고 싶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본인 기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바꾸었다고 하지만,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도 내용만 달라 졌지 바뀐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자기를 도와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내 마음에 들도록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바뀐 게 없기 때문에 번뇌가 생기는 겁니다.
남편을 왜 원망할까요? 남편에게 바라는 게 있는데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되기 때문에 원망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뿌리는 덮어 놓고 ‘원망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남편을 이해하면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집 니다.
그러니까 절을 하면서 ‘여보, 돈 벌기 힘들죠.
내가 당신에게 너무 의지한 것 같아요.
나까지 의지 해서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이제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여유를 가지고 일하세요.
그동안 집안일은 내가 책임지겠습니다.
’ 이렇게 마음을 내면 원망하 는 마음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지, 원망 안 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아이의 경우도 살펴봅시다.
무엇이 건강하다는 걸까 요?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에 비한다면 아들은 건강한 편입니다.
건강이란 말은 상대적인 것 입니다.
무엇과 비교해서 더 건강하다 덜 건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항상 “부처님, 감사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 몸이 약했는데 저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라고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아이를 근심의 눈, 동정의 눈으로 보면 아이는 동정을 받아야 할 나약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엄마가 지금 아이를 연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 니다.
엄마가 마음으로 ‘너는 연약하다.
너는 연약 하다.
너는 도움을 받아야 돼.
너는 조심해야 돼’하고 생각하면 아이는 엄마의 생각대로 연약한 아이가 됩니 다.
엄마는 늘 ‘그 정도면 괜찮아.
못 걷는 사람도 있는데 너는 걷잖아.
못 보는 사람도 있는데 너는 보 잖아.
말 못 하는 사람도 있는데 너는 말하잖아.
너는 건강해.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아이가 조심하면 “괜찮아.
다시 해 봐.
넘어지면 일어 나면 되고, 다치면 병원 가서 치료 받으면 되지 뭘 그리 조마조마해 하고 미리 걱정하니? 네 뜻대로 해봐” 하고 늘 아이에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바로 알고, 남편을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내가 남편을 이해하지 못 하는구나’ 알아 차리고 참회해야 합니다.
아이를 보고 근심 걱정이 일 어나면 ‘내가 마음을 잘못 쓰고 있구나’ 알아차리고 참회해야 합니다.
‘부처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
’ 이것은 참회가 아닙니다.
공염불입 니다.
내가 남편과 아이를 바른 눈으로 봐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되는 나를 볼 때마다 자기 점검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참회해야 됩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이를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 알 면서도 잘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 이유는 근심 걱정 하는 습관이 이미 몸과 마음에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근심 걱정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알아차리고 참회해야 합니다.
참회를 할 때에는 일상 속에서 법에 어긋나는 행위, 바른 길에 어긋나는 말과 마음이 일어 나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그냥 ‘제가 잘못했습니다’하는 것은 진정한 참회가 아닙니다.
어리석게 행동하는 자신, 잘못된 생각을 하는 자신, 이것을 자각해야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