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월호스님-
“내가 지금 느끼는 불안은 모두 주인이 아닌 손님에 불과합니다.
내가 주인이 되어 담벼락처럼 여여부동하게 관찰하면 마음이 아무 데도 속하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내 마음 속에서 불안이 생겨나고 머무르다 점차 사그라져서 마침내 사라지는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때 유념할 것은 다만 지켜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붙들고 시비하거나 자꾸 건드리면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죽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불안한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죽음이 삶을 비춰주는 불빛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의 삶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옆에 머물고 있는 죽음이라는 그림자를 관찰하세요.
죽음이 현재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완전연소하는 삶, 그리고 인생의 마침표를 잘 찍는 것은 이처럼 지금을 잘 살고, 오늘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마음과 정신, 유전자에 축적된 성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해 우리는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연이 습입니다.
오늘 내린 빗방울을 맞는 것도, 아침에 문득 보게 된 꽃도, 오가다 만나는 벗들도 습입니다.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배우면서 우리는 성장합니다.
그곳에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완전연소하는 것이 곧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길입니다.
오늘도 행복하겠습니다.” – 월호 스님 의 ‘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