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윤회에서 빠져나오라
-성수스님-
노장께 ‘한말씀’ 청했더니 대뜸 “주워 담을 그릇은 가지고 왔는가”라고 물어왔다.
머뭇거리는 사이 산비탈 대숲으로 까칠한 바람이 우수수 쏟아져내렸다.
“일일일야에 만사만생(一日一夜 萬死萬生)이야.
하루 밤낮 사이에 일만번 살고 일만번 죽는다는 뜻이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을 똑바로 볼 때는 살아있는 것이고, 한순간이라도 정신이 어름하면 살아있어도 죽은 거야.” 팔순을 넘긴 세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말에는 힘이 넘치고, 행동은 활달했다.
돋보기 없이 글을 읽을 정도로 눈이 밝고 심신이 정정했다.
스님은 출가 이후 매일 새벽 3시 전에 일어나 예불과 참선하는 일과를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공양은 한 끼에 딱 다섯 숟가락.
몇년 동안 병원이나 약 신세를 져본 적이 없다.